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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급 회담 역제안…명분 앞세워 미국과 기싸움 효과

입력 2018.07.13. 00:45 수정 2018.07.13. 08:00 댓글 0개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북한군 경비병들이 28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군사분계선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8.03.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북한이 12일 예정됐던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대신 유엔군사령부(유엔사)를 통해 미군 장성이 참여하는 유엔사-북한군 장성급 회담 개최를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15일 미군 장성이 참여하는 회담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에서 열자는 뜻을 전했다.

북한의 장성급 회담 역제안은 유엔사-북한군 장성급 회담 채널을 복원해 회담의 격(格)을 높임과 동시에 이날 회담 불참에 대한 명분까지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협상판은 깨지 않겠다는 복합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그대로 받는 게 아니라 수정 역제안을 하면서도 미국의 요구사항을 받아 협상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다목적 카드를 내민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군이 대표격으로 나섰던 판문점 장성급회담은, 탈냉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1991년 정전협정 이행 등에 책임있는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된 고위급 대화 창구 역할을 했다.그러나 같은 해 유엔사측이 군정위 수석대표에 한국군 장성을 임명하자 북한군이 회의 참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북한이 1995년 3월 북미 장성급회담 제의했고, 3년 뒤인 1998년 유엔사는 북한의 정전협정체제 무실화(無實化)를 차단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위기관리 차원에서 유엔사-북한군간 장성급회담을 제의해 '판문점 장성급회담 절차'에 합의했다.

또 북미는 1998년 6월 '정전문제에 관한 국제연합군과 조선인민군간의 장성급 대화(UNC-KPA General Officer Level Dialogue on Armistice Issues)'라고 불리는 장성급 회담을 개최하기에 이른다.

유엔사와 북한군간의 장성급 회담은 이후 주로 한반도 군사문제에 대해 다뤘지만, 유해발굴과 판문점 송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유엔사-북한군 판문점 장성급 회담은 2002년 9월12일 제14차로 중단되고, 2004년 5월 첫 남북 장성급회담이 이뤄진다.

북한은 과거 북미 미군 유해발굴 회담 수석대표에 판문점 대표부 부대표(북한 소장·남한 준장급)나 대표(북한 상장·남한 중장급) 등을 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과거사례를 감안하면 북한이 미국과의 유해 송환 문제에 대해 전체적인 판을 깨지는 않으면서도 미국 주도 하에 회담이 진행되는 것에는 일종의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역제안에 대해 "기존에 했던 채널을 복원했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에 있는 채널을 원활하게 하는 차원에서 북한이 접근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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