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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세계 최고 에너지 특화연구중심 추구

입력 2018.07.12. 18:31 수정 2018.07.13. 09:37 댓글 2개
민선 7기 시·도정 정책 제언 <6>한전공대
1차 설립타당성 용역 마쳐… 연말께 입지 선정 추진 계획
줄어든 학령인구·지방 단과대학이란 약점 극복이 관건

한전공대 설립을 놓고 대학 설립 주체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한전공대가 들어설 지방 정부·지자체의 움직임이 맞지 않고 따로 진행되는 상황이다.

한전은 한전공대의 설립 타당성이나 설립 방향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전공대를 설립하느냐 혹은 설립 가능하느냐에 대한 결정, 어떤 대학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끝난 후에야 부지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한전은 광주시와 전남도 등 지방정부와 나주, 남구·광산구는 한전공대가 어떤 대학으로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크지 않은 반면 어디에 들어설 것인지에 대한 주장만 펼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세계 최고 ‘에너지 특화대학’ 설립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한전공대 설립사업은 이달까지 설립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용역회사가 한전 측에 중간보고한다.

전문가들은 한전공대가 세계 최고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인 만큼 국비지원이 뒷받침돼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전은 지난 1월 대학 설립 타당성과 마스터플랜을 세우기 위한 컨설팅 용역을 시작해 설립방향과 설립규모, 실행 및 지원방안, 입지선정(한전 입지선정위원회) 등을 정해 11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1단계는 이달까지 설립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한전 측에 중간보고한다. 이어 2단계로 9월까지 대학설립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11월 즈음에 캠퍼스 기본계획을 최종 보고한다.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 한전공대 입지를 고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MIT나 캘리포니아 공대 등 세계적인 공과대학과 경쟁하는 세계 최고 에너지 특화연구중심 공과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력에너지 분야를 특화하고 학부와 대학원을 동시 개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설립초기 과감한 투자로 세계적인 인적·물적 토대를 갖춰야 하며, 학생들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고 체계적인 학사관리로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공대 내 글로벌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공대가 산학연클러스터 조성과 한전 R&D 융복합 역할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핵심역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전공대는 어떤 모습

한전은 5천억원을 들여 150만㎡ (45만평)부지에 대학을 짓고 2022년 3월 개교할 방침이다. 포항공대(PosTech) 설립·운영이 모델이다.

한전은 지난해 6월 TF를 구성해 국내외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국제 자문위원회와 지역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한전공대 포럼을 열고 기초구상안을 마련했다. 올해 초 설립타당성을 검토하고 마스터플랜을 세우기 위해 컨설팅 용역회사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세계 최고 이공대 특화대학을 목표로 삼고 우수 연구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차별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계 40여 개 대학을 벤치마킹했다. 한전은 사우디 ‘킹압둘라과학기술대’를 주목하고 있다. 2009년 문을 연 이 대학은 사우디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단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와 교수진을 유치해 급성장했다.

과학·공학 특화 대학으로 소수 정예, 기초연구 중심대학이다. 학생은 석사와 박사과정 940명으로 교수는 150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공대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최고의 대학을 지향할 것이다. 또 한전과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가 구체화하고 있는 ‘에너지밸리’에 우수인재를 공급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특화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전 “설립 여건 녹록치 않다”

한전은 ‘어떤 대학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전공대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나 MIT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학으로 키우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가장 큰 고민은 지방에 위치한 단과대학으로서의 파급력이다. 전국적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광주·전남 대학들의 평가가 좋지 않은 부분도 우려스럽다.

아직은 성급한 이야기지만 한전공대 주변의 인프라도 중요한 요소다. 주거환경이나 도로 등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으면 교수진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울산과학기술대의 예를 들며 “울산과학기술대가 젊은 교수진을 초빙하려 했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 부분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입지가 정해질 때 국가와 해당 지자체에서 얼마나 힘을 모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해주는지가 크게 작용할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주 혁신도시에 많은 공공기관이 이주했지만 객관적인 평가나 만족도는 전국 혁신도시 중 최하위권인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 해 10월 조사된 혁신도지 정주여건 만족도에서 나주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평균 점수 52.4점보다 낮은 48.9점으로 9위다.

한전 관계자는 “나주혁신도시의 객관적인 평가나 만족도는 진천 바로 위인 9위에 머문다”며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교수진과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과열된 한전공대 모시기

광주시와 전남도는 각자 지역에 한전공대가 들어서야 한다고 저마다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 언급되고 있는 지역은 나주와 광주 남구, 광산구 등 3 곳이다.

전남도는 도지사가 “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에 들어서는 게 맞다”고 나섰다. 그러면서 “성과를 광주와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도와 나주는 빛가람에너지사이언스파크를 조성, 그 부지에 한전공대가 들어서야 산·학·연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시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에너지산업 융·복합 단지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만평 부지에 한전공대와 이전 공공기관 연구소, 교육시설, 기업부지 등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광주 남구는 45만평 부지에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대촌동 일원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지는 광주와 나주가 포함돼 혁신도시와의 연계도 수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조성되고 있는 에너지밸리가 들어서는데 한전공대가 빠지면 알맹이가 없는 산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광주 광산구는 광주·전남에서 입지 조건이 가장 좋은 지역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송정역과 가깝고 공항과 지하철이 운행되는 등 기반시설이 가장 잘 마련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산구에 들어서면 광주 과학기술대와의 연계도 수월하다는 점도 있다.

무엇보다, 광주시와 남구, 광산구의 속내는 ‘이번에는 전남도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전이 나주에 위치할 수 있었던 것은 광주의 통 큰 양보 덕분이었으니, 이번에는 전남도가 양보하라는 것이다.

▲ ‘대표 상생 사업’ 실현될 수 있나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남구·광산구의 한전공대 유치 경쟁은 세수는 물론 에너지 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을 통한 부가가치가 막대하다는 측면에서 놓치기 힘든 사업이다.

한전공대를 유치하면 지역의 브랜드가치는 급상승하고, 한국 과학기술원이나 포항공대에 버금가는 호남권 최대 에너지 공대 반열에 오를 수 있어 지자체의 유치 노력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난 6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비롯해 이번에 새로 들어선 7기 지자체도 광주·전남의 대표적 상생 사업으로 한전공대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과열 경쟁으로 확대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는 ‘성과를 나누는 것이 상생’이라는 입장이지만 광주시는 “(한전을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전남도와 나주시가 양보해주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공대 입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 상조이긴 하지만 지역의 유치 열망은 반가운 일이다”며 “입지선정 절차는 평가 기준을 만족하는 것은 물론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의 의지도 함께 고려할 계획이다. 입지 선정은 시기적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예상한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jtsun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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