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고교서 고3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파문’

입력 2018.07.12. 17:29 수정 2018.07.12. 17:31 댓글 0개
학교운영위원장 부탁받은 행정실장이 빼내
교육청·경찰, 진상 조사 착수…학교 재시험
학사관리 비난 …재발 차단할 예방장치 절실

광주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고3 자녀를 둔 학교운영위원장이 행정실장과 짜고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학교운영위원장 자녀는 유출된 시험지로 버젓이 시험을 치렀지만 해당 학교는 학생들의 신고가 있기까지 전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학사관리 전반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광주시교육청과 경찰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A고등학교 3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유출됐다는 해당 학교의 보고가 접수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2일 밝혔다.

A고교는 지난 6~10일 기말고사를 치렀으며, 이 과정에서 학생 B군이 시험을 치르기 전 동급생들에게 힌트를 준 문제가 실제로 출제되자 의심을 한 학생들이 11일 학교 측에 시험문제 유출 의심 신고를 했다.

학교 자체조사 결과 이 학교 행정실장이 B군의 어머니인 이 학교 운영위원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기말고사 시험지 일부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의 어머니는 대입 수시전형에 포함될 마지막 시험에서 자녀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실장은 “B군의 부모가 시험문제를 달라고 해 건넸으나 시험문제 유출은 처음이고 금전거래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과목은 국어, 고전, 미적분, 기하와 벡터, 생명과학2 등 5과목으로 학교측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거쳐 오는 17일 해당 과목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공지한 상태다.

이번 사건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며 학교운영위원장인 B군의 어머니와 행정실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해졌으며, B군도 유출된 시험문제지를 인지하고 있었을 경우 징계처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자체 특별감사에 착수했으나, 허술한 학사관리에 대한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일선 고등학교는 시험을 치를 때 평가계에서 10여일전쯤 전 과목 시험지를 수집해 밀봉한 후 교감과 교장의 결제를 맡아 행정실이나 인쇄실에 문제지를 보관하고 있다. 시험지 보관장소는 2중의 시건장치가 설치돼 있고 출입도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A고교는 유출된 시험지로 B군이 버젓이 시험을 치를때까지 전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뒤늦게 학생들의 신고를 접한 후에야 조치에 나섰다. 또 시험 관리와 직접 관계가 없는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빼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학사관리 전반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또 관내 일반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험문제 출제와 평가·보안관리 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할 방침을 밝혔지만, 근본적인 대책이나 예방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례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교육계는 2016년 광주 모 여고에서 발생한 성적 조작으로 광주 지역 학생들이 대입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았던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재시험을 치르게 된 A고교 학생들의 혼란과 학부모의 반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해당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경찰 수사와 별도로 자체 감사를 하고 다른 학교의 시험문제 출제와 보안관리에 대해서도 특별점검 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storyoa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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