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라돈 침대 사태를 통해서 본 소비자 법률 구조

입력 2018.07.10. 17:10 수정 2018.07.10. 17:11 댓글 0개
김경은 법조칼럼 변호사(김경은 법률사무소)

국내 유명 회사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모델 중 7종이 안전관리법(이하 생활방사선법)의 가공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제품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으려고 소송을 착수하였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 이 같은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경우 피해자들이 입증책임을 부담해야 하고 승소한다고 해도 충분히 피해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우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사례를 보자. 피해자들이 보상은 받았지만 발병한 질병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그나마 환경부, 보건복지부, 대학병원이 가습기살균제와 신체 상해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보상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라돈 침대 사태에서도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서 사용자들이 자신들에게 나타난 질병 증상들이 침대 사용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점을 입증하고, 정신적, 신체적 손해액을 입증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소비자들이 침대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정확하게는 ‘집단소송’이 아닌 ‘공동소송’이다. 집단소송은 원고가 한 명이라도 판결의 효과가 관련 집단 전체에 미치는 반면, 공동소송은 소송에 참여한 원고에게만 판결의 영향이 미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증권분야에만 제한적으로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어 있다.

법이 불비한 상황에서 이제는 한 명이나 두세 명의 대표당사자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 소송을 제기하는 ‘대표당사자소송’ 즉, 집단 소송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집단적인 피해가 일어나지만, 개인이 기업에 대항해 소송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은 처벌보다 가해행위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크다고 판단하면 불법적인 행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회 전 구성원에게 피해가 돌아가며 막대한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쉽게 예상할수 있다.

만약 집단소송이 도입될 경우 기업이 불법행위를 저지를 경우 경제적으로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므로 가능하면 이를 피하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집단소송제도는 예상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인과관계의 입증이라든지, 소비자 피해의 원인 규명이라든지, 또 인정하는 범위라든지, 이런 부분들에 소비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지난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생리대 유해성 피해사건 등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입증책임완화를 도입한 제조물책임법이 작년 4월에 개정되어 올해 4월 19일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그 손해가 제조물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점은 여전히 소비자가 크게 불리하다. 따라서 소비자의 피해에 대한 원인규명, 인정범위 등에 대한 입증책임을 더 완화해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면 한다.

이번 라돈 침대 사태를 보며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제2, 제3의 라돈 침대 사태 또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일어날 경우, 어떻게 피해를 보상받을지 대부분 소비자들은 막막해 하고 있다. 구제 방법 또한 제한적이지만 모든 인과관계와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소비자의 몫이라면 무슨 수로 입증하라는 것인지 이해 할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소비자의 불안과 불합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국민 피해를 보상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만들 수 없는지 답답한 마음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국민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안을 찾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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