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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무안공항은?

입력 2018.07.09. 15:58 수정 2018.07.09. 16:03 댓글 0개
【광주=뉴시스】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지난 2007년 11월8일 무안국제공항 개항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용섭 현 광주시장이었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는 무안국제공항 개항식과 무안~나주간 고속도로 개통식을 주관했다.

무안국제공항을 국토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하지만 그 앞에는 난제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대표적인 게 광주공항 국제선 이전 문제로, 지역 관광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 전 장관이 직접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을 만나 국제선 이전의 당위성을 호소해도 헛수고였다.

결국 광주공항 국제선 이전은 공항 개항 이듬해인 2008년 5월 광주~무안간 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후에야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은 광주관광업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선 이전 반대세력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다시피했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가 예정됐던 이 전 장관은 결코 바람직한 선거구도가 아니었지만 서남권 거점공항 육성이라는 대명제 아래서 뜻을 굽힐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랬던 이용섭 전 장관이 이번에는 민선 7기 광주시장으로 당선돼 첫 발을 내딛자마자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시장은 취임 전 인수위원회 격인 광주혁신위원회를 통해 '민간공항의 조건 없는 무안공항 이전'을 발표했다.이에 김영록 전남지사 측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광주공항 이전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간공항 이전' 카드에 대해 광주 군공항 이전을 이끌어내려는 전술 정도로 이해하려는 측도 있다. 이전 후보지의 반발을 의식해 꿈쩍도 않고 있는 전남도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견 타당성이 있긴 하지만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광주공항 이전에 대한 이 시장의 의지를 이해한다면 이런 분석은 짧은 소견이다.

광주공항의 국내선 이전은 광주시장에게 '양날의 칼'이다. 지역사회 내에는 국내선 존치를 바라는 세력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이 시장이 '조건없는 민간공항 이전 카드'를 꺼냈을 때는 결코 가벼이 할 수 없는 이유와 의지가 작용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민선 7기 들어 지역의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이 호기를 맞았다고 다들 반기고 있다. 조직개편 등 후속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전공대 설립부지 선정이나 에너지밸리 조성까지 광주와 전남의 상생협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국방부와 광주시는 이르면 올해 말까지 군 공항 이전 후보지를 확정할 방침이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무엇보다 전남지역 이전 후보지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들을 설득하려는 단체장들의 의지가 절대 필요한 대목이다.

이 시장의 '조건없는 민간공항 이전' 카드가 광주·전남의 미래 공영을 담보할 '신의 한 수'가 될 지 주목된다.

kykoo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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