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네이마르와 할리우드액션

입력 2018.07.09. 15:27 수정 2018.07.09. 16:57 댓글 0개
박석호의 무등데스크 무등일보 경제부장

지난 3일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축구 브라질과 멕시코의 16강전 후반 6분.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브라질 네이마르가 멕시코 미겔 라윤과 공중볼을 다투다 쓰러졌다. 라윤이 공을 빼내는 과정에서 네이마르의 오른쪽 발목을 살짝 밟자, 네이마르는 마치 큰 부상을 당한 듯 발목을 손으로 감싼 채 데굴데굴 구르면서 비명을 질렀다. 비디오 판독 후 네이마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라운드를 질주했고 멕시코 선수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USA투데이는 “네이마르가 또 한 번 ‘오스카급’ 명연기를 펼쳐 트위터가 들끓고 있다”며 네이마르의 ‘할리우드 액션’을 비꼬았다.

4강전만 남은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할리우드 액션’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 부터 비디오 판독이 도입됐지만 선수들의 ‘할리우드 액션’은 여전하다. ‘할리우드 액션’은 경기에서 반칙 판정을 유도하기 위해 선수가 과도한 몸짓으로 심판을 현혹하는 속임 동작이다. ‘할리우드 액션’ 스타는 유독 축구계에 많다. 뛰어난 공격수일수록 ‘할리우드 액션’이 뛰어나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설적인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잘 눕는다’고 해서 ‘매춘부’라는 별명이 붙었고, 영국 축구 스타 마이클 오언은 심판을 잘 속인다는 의미에서 ‘명배우’로 불렸다. 현역 선수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디디에 드로그바가 ‘할리우드 액션’의 대가이고, 네이마르도 축구 만큼 최고의 연기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할리우드 액션’은 전형적인 ‘콩글리시’인 한국식 표현이다.

국제축구연맹 규정집에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명칭이나 규정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할리우드 액션’이란 용어가 친숙한 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 과장된 연기로 한국의 쇼트트랙 금메달을 훔쳐간 안톤 오노를 지칭하면서 널리 쓰여지기 시작했다. 당시 오노의 과장된 행동이 마치 미국에서 제작된 ‘람보’, ‘터미네이터’ 등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배우 연기처럼 자연스러워서 붙여진 말이다. 축구에서는 ‘시뮬레이션 액션’이라고 하는게 맞다.

스포츠의 생명은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 ‘할리우드 액션’은 상대가 곤경에 처하든 말든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의식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 아이들이 네이마르의 ‘할리우드 액션’을 보고 배울까 두렵다. ‘수비수가 나를 멈추려고 하든 말든 나는 언제나 골을 원하기에 넘어져 있을 시간이 없다.’ 세계 최고 축구선수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의 말이다. 괜히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게 아닌 것 같다. 메시야 말로 진정한 축구 스타라고 생각한다. 박석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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