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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간 걸린 안희정 2차 재판…김지은씨 증인신문 종료
입력 2018.07.07. 03:00 수정 2018.07.07. 05:17 댓글 0개주신문 이어 반대신문…재신문, 재판부 직권신문까지
안 전 지사 앞에 차폐막…김씨, 安 못 봐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 두 번째 재판이 16시간에 걸쳐 진행된 끝에 종료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6일 오전 10시부터 303호 법정에서 피해자 김지은(33)씨에 대한 증인신문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낮 12시50분께까지 신문 절차를 이어가다가 휴정했고, 점심 식사 뒤 오후 2시부터 재판을 속개했다. 이후 오후 7시께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한 번 휴정, 8시께 개정해 날을 넘겨 오전 1시45분까지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법원에 따르면 검찰의 주신문과 피고인 안 전 지사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오후 11시30분께까지 있었고, 검찰의 재신문과 재판부의 직권신문 하는 데 나머지 시간이 쓰였다. 법원 관계자는 "피해자 김씨가 오늘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모두 끝마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장시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 성격을 고려,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이날 재판 전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김씨가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석에 앉은 안 전 지사의 모습을 볼 수 없게 차폐막을 설치하는 등 피해자 증인과 피고인을 철저히 분리했다.
차폐막은 안 전 지사 자리에 설치됐다. 피고인석과 피고인 변호인석은 판사 기준으로 좌측에, 증인석은 정면에 배치돼 있어 두 사람의 시선을 가릴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면 김씨와 안 전 지사는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앉은 자리에만 둥근 형태의 차·폐막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휴정 시간에도 증인과 피고인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김씨가 신뢰할 수 있는 관계자가 신문 내내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증인신문은 앞서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이 밝힌 것처럼 ▲안 전 지사와 김씨 사이에 '위력'(威力)이 있었는지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성폭행·추행하기 위해 위력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된 피고인의 막강한 지위와 권력,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했다" "극도로 비대칭적인 지위와 영향력을 악용했다" 등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피해자 증인신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위력이 어떻게 행사됐는지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은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고,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 변호인 또한 "위력이 존재하지 않았고, 위력을 활용한 성관계가 없었다는 걸 증명할 김씨의 행동이 있고, 객관적인 정황이 존재한다"며 "증인신문에서 이같은 내용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5일 방송 인터뷰 이후 김씨가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여는 건 처음이다. 앞서 김씨는 1차 공판에 방청객으로 참석해 노트 필기를 하며 재판을 지켜봤다.
안 전 지사는 김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4월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7월~올해 2월 해외 출장을 수행한 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 등이 있다.
안 전 지사에게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한편 3차 공판은 오는 9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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