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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세이브' 김승규, 해외 격찬…日 가와시마처럼 유럽행?

입력 2014.06.27. 19:25 댓글 0개

27일(한국시간) 고대하던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24·울산)이 해외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한국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렀다.

김승규는 앞서 지난 18일 러시아전(1-1 무)·23일 알제리전(2-4 패) 등에서 한계를 드러낸 '수문장' 정성룡(29·수원)을 대신해 골문을 지켰다.

이날 김승규는 전반 8분 벨기에의 미드필더 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의 강력한 크로스를 펀칭으로 해결했고, 전반 31분에는 벨기에 수비수 앙토니 반덴보르(27·안더레흐트)가 공격수 케빈 미랄라스(27·에버턴)에게 배달한 크로스를 한 발 앞서 펀칭으로 차단했다.

뿐만 아니다. 전반 36분 수비수 얀 페르통언(27·토트넘)·42분 미드필더 드리스 메르텐스(27·나폴리)의 연속 슈팅과 후반 13분 메르턴스의 슈팅도 모두 막아냈다. 후반 44분 '한 방'을 날리기 위해 교체투입된 '에이스' 에덴 아자르(23·첼시)의 회심의 슈팅 역시 김승규에게 걸렸다.

후반 31분 실점 상황도 사실 김승규 만의 잘못이 아니다.

벨기에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19·릴)가 슈팅을 날렸지만 김승규의 주먹에 맞으면서 리바운드됐다. 그러자 돌진해 들어오던 베르통언이 이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공을 골 문 안으로 찔러넣었다.

위기를 감지한 김승규가 슈팅을 막기 위해 서둘러 일어났지만 공이 좀 더 빨랐다. 당시 한국 수비수는 한 명도 골 문 앞에 없었다. 수비수가 이를 걷어냈다면 내주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골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기록상 이 경기에서 김승규는 세이브 7개(전반 3·후반 4)를 기록했다. 벨기에가 이날 한국을 상대로 기록한 슈팅은 총 16개다. 김승규는 이 중 골문을 향한 8개 중 7개를 막아냈고, 단 1개만 골로 허용했다.

이날 자웅을 겨룬 벨기에의 '거미손' 티보 쿠르트아(22·첼시)가 FIFA집계로 이 경기에서 세이브 5개(전반 1·후반 4)을 올린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한국의 슈팅은 18개로 집계됐다.

김승규는 단 1경기 출전으로 이번 월드컵 세이브 부문 9위에 올랐다.

모든 팀이 골키퍼를 좀처럼 바꾸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이날 H조 3차전을 끝으로 조별리그가 마무리된 만큼 본선 진출국 골키퍼들은 거의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세이브 수를 경기 수로 나눠보면 김승규는 쿠르트아는 물론, 이탈리아의 '수호신' 잔루이지 부폰(36·유벤투스)·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29·아작시오)·독일의 마누엘 노이어(26·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정상급 골키퍼들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빠른 움직임으로 공중볼·땅볼 가릴 것 없이 깔끔하게 처리해내는 김승규를 보며 FIFA는 라이브 문자중계에서 "굿 세이브"라며 격찬했다.

영국의 스포츠신문 스포츠몰도 이 경기를 라이브 문자중계하며 "이날 한국 팀의 가장 놀라운 변화 중 하나는 골키퍼를 기존 정성룡에서 김승규로 교체한 것"이라면서 "전반 41분 메르텐스는 약 35야드(32m)에 거리에서 깔끔한 하프 발리슛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지만, 김승규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안전하게 처리해냈다. 확실히 뛰어난 골키퍼다" 등 김승규의 세이브가 나올 때마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의 주전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31)는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일본의 16강 진출을 견인한 뒤, 이를 발판 삼아 벨기에의 클럽 리어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가와시마는 2012년 벨기에의 명문구단 스탕다르 리에주로 다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비록 1경기에 불과했지만, 막강한 벨기에 공격진을 상대로 펼친 화려한 '선방쇼'가 김승규의 유럽 무대 진출의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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