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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부시장시대’ 문화정책 기대크다
입력 2018.06.27. 17:35 수정 2018.06.27. 17:42 댓글 0개“광주가 문화도시인가요?”
문화 토론회에서 한 청년 기획자가 던진 화두다.
질문을 바꿔본다.
광주는 창조적 예술인들이 살만한가(살고 싶어하는가), 도시를 담아낸 빼어난 예술작품(공연예술이든 전시예술이든)을 품고 있는가.
후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전자에 대해서는 ‘아니다’가 지배적이다.
‘문화수도’를 천명한, 예술도시 광주의 얼굴이다.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할까. 공공의 적, 경제인가. 예술을 후원하고 소비할만한 기업도 계층도 없어서인가. 무시할 수는 없다. 예술 도시 파리가 뉴욕에 자리를 내 준 데는 월스트리트의 머니 파워가 작용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미술이 현대미술 중심으로 부상한 것도 급성장한 중국경제가 뒷 배경이다. 머니파워 없는 예술도시, 문화도시는 불가능한가.
매력적인 도시, 기업도 찾아
시민들이 문화적으로 살고, 예술인들이 살고 싶은, 대외 경쟁력을 지닌 예술작품이나 문화공간이 풍성한 도시. 이 풍경들은 메비우스의 띠처럼 상호연결 돼 있다. 머니파워라는 금수저에 일직선으로만 연결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거꾸로 문화예술이 경제를 견인하는, ‘다른 길’을 걷는 도시들이 있다.
한때 일본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리다 쇠락한 요코하마. 인근 도쿄와 고속철으로 연결돼있어 만년 위성도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도시. 그런데 2010년대 요코하마는 매력적인 도시, 창의도시로 불리며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이 본사를 도쿄에서 요코하마로 옮기는 등 기업의 이동이 이어졌다. 매력적인 도시 공간이 회사 이미지를 높이고 창의적 인력들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요코하마는 도시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없던 70년대부터 도시를 통합적으로 디자인해왔다. 2004년부터는 크리에이티브 시티(창의도시) 사업을 전개하며 예술인과 건축가들이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이들의 활동이 빛을 발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시민들의 자부심 역시 대단하다.
미국 중부 텍사스 주도 오스틴의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내놓을 만한 기업하나 없던 중부도시 오스틴은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라는 음악축제로 살아난 경우다. 여기에는 예술을 산업과 연계시킨 오스틴의 전략이 숨어있다. 오스틴은 SXSW를 단순한 음악축제가 아닌 음악+게임+영화를 연계한 융복합 산업으로 운영한다. 2015년 오스틴은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업에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음악·게임·영화 등은 하나의 생태계로 봐야합니다. 이 모든 분야를 통합할 수 있는 분야가 미디어아트입니다.” 음악이 아닌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에 가입한 배경이다.
음악산업이 성장하고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예술인들이 몰려들고 주립대 등 대학졸업자들이 도시에 머무르면서 다국적 기업의 관심을 끈다. 21세기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오스틴에 캠퍼스를 설립하는 등 굴지의 IT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도시 예술인과 대학이 길러낸 인재 활용이 주요인이라고 한다.
7기 문화생태계 조성 기대
민선 7기 이용섭호가 ‘문화경제 부시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의 전시성 정책에서 벗어나 광주만의, 21세기형, ‘문화를 통한 경제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지 관심과 기대가 크다. 최근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광주만의 독특함과 유일함을 발굴해 광주는 물론 세계인이 즐겨찾는 문화예술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이용섭 당선인의 의지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협력이 등한시됐던 문화전당에 대한 각별한 관심, 사회혁신형 일자리 등도 눈여겨 볼만하다. 다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데 전당에 대한 역할강화, 이 ‘다정’이 국제기관의 지역화라는 ‘병’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우가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문화경제부시장’체제가 과거의 보여주기식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10년, 50년을 내다보는 묵직한 발걸음을 내딛길 기대한다. 광주만의 문화생태계 조성으로 광주의 새 얼굴을 가꿔가길 기대한다. 예술가가 살고 싶은 도시라면 누구라도 살고 싶은 도시다. 꿈같은 도시, 이제 우리도 한번 가져보자. 조덕진 문화체육부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 [무등칼럼] 22대 국회의원 생존법 제22대 국회의원 300명이 뽑혔다. 선거가 축제라고 하나, 혐오, 증오의 언어들만 날뛰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권력이 교체됐다. 헌법기관으로서 법을 만들고 정부 예산안 심의, 국정조사 등 이들의 역할은 막중하고 막강하다. 184개에 달하는 특권도 싫든 좋든 갖는다.22대 총선 키워드는 심판, 복수였다. 민생 정책이나 화두는 없고 오로지 정권심판, 이재명 조국심판, 윤석열 탄핵, 텃밭 독점 심판 등등, 심판으로 시작해 심판으로 끝났다. 투표가 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인된 심판답게 유권자의 욕구에 부응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192석이라는 거대한 집을 지었다.광주전남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파란색, 특히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채워져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주었다. 윤석열 정부의 불통과 오만,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의와 공정, 비상식적 국정 운영은 무서운 민심의 칼날로 비토당했다.지난 2년전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지지를 보내준 지역민들도 신임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선거때마다 욕하면서 찍었고,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불편함을 갖고 있던 지역민들도 정권 심판의 창구로서 민주당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했지만, 지역 사회에 숙제를 던졌다.오직 이재명만 외친 후보자들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비주류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민주당의 심장부라고 자처함에도 선출직 지도부 한 명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래알처럼 존재감이 없다. 서로 견제를 하다보니 텃밭의 영향력 훼손을 자초했고, 중앙당도 눈치볼 것도 없이 광주전남을 주머니 속의 공깃돌처럼 취급했다. 자업자득이다. 총선 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김대중 정신은 없고, 지역발전에 대한 정책은 대충 때웠다. 오직 정권심판만 외쳤다. 이재명 대표와 친하고 대여 투쟁의 전사임을 선전하는 목소리만이 춤췄다. 광주전남은 민도가 높고 민주화도시라고 미사여구로 포장하면서도 갈길 바쁜 5·18 전국화를 발목잡는 5·18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는 것에서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이들은 분명한 정치철학보다 민주당의 새 권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눈치빠르게 민심의 니즈에 코드를 맞춘, 그 이상도 아니다.지역 내부 부조화에 문제 의식을 느껴도 지배적 인식과 다른 말을 하기 싫어하는 지역공동체 기류와 무관치 않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정당화 명분을 찾는다. 조국혁신당이 광주전남의 전폭적으로 창당 한 달 만에 당당히 제3당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를 반증해준다.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단호했다. 아니, 독했다. 오만과 불통의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목표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몰빵했다. 정권심판론의 쓰나미에 인물론, 제3세력, 균형과 견제 등 다른 선택지의 고민은 없었다.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실패하고 대구에 내려갔을 때 받아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 결과 대구는 국비 반영 상승률이 최고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기반이긴 해도, 국비 지원사업에 대한 경륜 등의 정무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지역민의 정치적 스탠스는 주목할만하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는 '인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중 11명이 초선이어서 중앙 무대에서 말발이 먹히겠느냐식의 걱정이자 푸념이다.광주전남은 문재인 정부 당시 치러진 총선에서 선택한 안철수 국민의당 실험에 실패후 민주당 쏠림이 심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러니 현역 교체 욕구가 높은 지역 정치적 성향에서 4년후에도 만약의 바꿔 요구를 벗어날 당선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참, 가혹한 설정이다. 그렇지만 숨길수 없는 지역 기류는 명심해야할 대목이다.거야의 몸집으로 구성될 22대 국회는 무산된 특검법이 재추진될 것이다. 정권 심판을 내걸고 당선됐으니 지역민의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한편으론 싸움판의 전사로만 동원돼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전투력만이 아닌 전문가로서 실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감과는 동떨어질 수 있다.전투력과 전문성 보여야무엇보다 텃밭에 맞는 정치력 복원이 중요하다. 국회의원 18명 모두가 하나돼 광주전남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벌써 2년후 지방선거에 눈독을 두고 있겠지만, 서로 견제만 하단 방안퉁수, 따로국밥 신세를 면치못한다. 또한 정국 이슈를 주도할 전문 영역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본인의 실력이 안되면 지역내 문제의식과 또 정책적 혜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총선 투표 인증한다고 대파들고 사진찍는 것처럼 자기편들만 어울리는 이벤트성 정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함도 당연하다.대한민국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화시대에서 지방이 살아갈 길에 대한 해법 모색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그러기에 묻는다. 광주군공항 이전 어떻게 할 것인가? 4년 동안 서로 눈치만 보다 예정된 미래를 보낼 것인가.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 1호 정책 과제로서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야 한다. 이것이 지역민이 바라는 진정한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연말에 '특별교부세 얼마 받았네' 플래카드로 단체장과 신경전을 벌이는 쪼잔한 장면은 보고 싶지 않다.지역민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은 당연히 선출해준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다. '4일은 국회, 3일은 귀향', 국회의원의 자기 만족적 홍보 활동을 꼬치꼬치 알고 싶은 지역민은 없다. 유권자의 저울에 합당한 자만이 4년후에도 살아남는 점만 기억했으면 한다. 당선된 지 1주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당선인의 고개가 치켜들여졌다. 1,460일, 초심을 잃지말았으면 한다.이용규 신문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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