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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뻔한 이야기에 공감케 하는 연출력, 이준익 영화 '변산'

입력 2018.06.25. 06:57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청춘의 삶은 버겁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꿈을 좇자니 현실의 무게가 짓눌러오고, 현실과 타협하자니 꿈을 잃을 것만 같다.

'변산'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무엇을 택해야 할는지 고민하는 청춘의 삶을 다룬 영화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학수'(박정민)는 레퍼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 변산을 떠난다. 서울에서 발렛 파킹,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도전한다.6년 연속 탈락의 아픔을 맛보지만, 꿈을 향한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학수는 아버지(장항선)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학창시절 학수를 짝사랑한 '선미'(김고은), 어려서 학수에게 괴롭힘을 당한 '용대'(고준), 고교생 때 학수가 좋아한 '미경'(신현빈) 등을 만나면서 잊고 싶었던 '흑역사'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동안 숱한 영화와 드라마가 다룬 소재다. 극 전개도 예측 가능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선을 압도하는 극적인 반전도 없다.

그래도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공감과 위로를 안긴다.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은 배우들의 코믹한 대사, 박정민의 랩이 일정부분 상쇄한다.

배우들은 제 몫을 다했다. 원톱 주연으로 처음 나선 박정민(31)은 래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랩만 하지는 않았다. 가사를 쓰고 비트를 만드는 등 곡 작업에도 참여, 학수의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김고은(25)은 전라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면서 이질감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고준(40)은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 투혼으로 극에 감동을 더했다. 특히 박정민과의 갯벌 격투신이 인상적이다.

이준익(59)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비극의 역사에서 찬란히 빛난 청춘을 조명한 '동주'(2015), '박열'(2017)과는 결이 다르다. 이번 영화에서는 청춘의 고민과 사랑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어릴 적 꿈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것도 영화의 미덕 가운데 하나다. '꿈이 있어 행복하다'는 이가 있고, '꿈이 없다고 해서 미래가 없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꿈'이라는 단어를 잊고 산 지 오래된 남녀들, 잔인한 범죄물에 지쳐있는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단, 진부한 설정이 많아 관객들의 평은 엇갈릴 것이다.7월4일 개봉, 123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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