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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기성용은 몸, 장현수는 마음이 아프다…독일전 '먹구름'

입력 2018.06.24. 22:34 수정 2018.06.25. 08:36 댓글 0개
기성용, 왼쪽 종아리 2주 진단…독일전 결장
한국-독일, 한국시간 27일 오후 11시 조별리그 최종전
기성용(왼쪽), 장현수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뉴시스】 박지혁 기자 = 총 세 경기를 치르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패 후 만나는 마지막 상대가 디펜딩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다. 한국 축구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옛말에 기대기에는 막막하기만 한 현실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스웨덴, 멕시코에 2연패한 한국은 조 최하위다. 다른 팀들이 혼전 양상을 '띤 덕'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진 않았다. 독일전과 멕시코-스웨덴 경기 결과에 따라 극적인 토너먼트 진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상대는 디펜딩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이다. 전통의 강호다. 한국은 독일과 월드컵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졌다. 1994 미국월드컵 조별리그(2-3), 2002 한일월드컵 준결승(0-1)에서 패했다.

실낱같은 희망이 있지만 선수단 내부와 흐름을 보면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3전 전패를 걱정하는 게 더 현실적일지 모른다.

우선 총력전을 예고한 독일이 부담스럽다. 독일은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0-1로 불의의 일격을 당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웨덴을 잡아 1승1패(승점 3)가 됐지만 16강 진출은 미정이다.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독일이 일찌감치 2승을 거둬 16강에 진출할 경우, 마지막 경기에서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 신태용호의 계산은 빗나갔다.

더 큰 문제는 신태용호 안에 있다. 100% 전력으로 싸워도 열세인 마당에 총력전을 펼치기가 어려워졌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부상으로 독일전 출전이 불가능하고, 중앙수비수 장현수(FC도쿄)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 대표팀

기성용은 멕시코전에서 후반 39분 상대 선수와 부딪혀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경기 후 목발에 의지했다. 앞서 신 감독은 "경기 후에 다리를 많이 저는 것을 봤다. (다음 경기까지) 3~4일 만에 자기 몸을 100%로 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걱정했다.

24일 회복 훈련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성용은 왼쪽 종아리 염좌로 2주간 나서지 못하게 됐다. 독일전 출전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기성용은 중원과 수비라인을 오가며 중심을 잡았다. 3번째 월드컵에 대한 책임감과 주장으로서 동료들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한다. 그라운드 위에 기성용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동안 많은 A매치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장현수는 마음이 아프다. 스웨덴, 멕시코와의 2경기에서 잦은 실수로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건전한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성 글과 욕설이 난무한 상황이다.

특히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준 핸들링 반칙,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골 장면에서 나온 경솔한 태클이 기름을 부었다.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현수는 멕시코전이 끝나고 공동취재구역을 통과하지 않은 채 취재진을 피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대한축구협회는 "선수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평정심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 수비수가 상당한 심적 부담을 안고 있어 암울하다. 신 감독은 "수비는 조직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확 바꾸거나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고민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 이래저래 쉽지 않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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