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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매도 공세에 출렁거리는 증시…변동성 커지나
입력 2018.06.24. 07:50 댓글 0개외국인 의존도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당분간 변동성 확대 불가피
코스피 추가 하락 가능성…2300선 저점 전망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국내 증시가 최근 강(强)달러와 글로벌 무역분쟁이라는 외부 변수로 출렁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거세지자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2일(2468.83)부터 19일(2340.11)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28.72포인트(5.21%)나 빠졌다.
지난 20일 23.80포인트(1.02%) 오르며 반등의 기회를 잡은 듯 했지만 다음날인 21일 도로 26.08포인트(-1.10%) 빠진 2337.83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장 초반 2320선마저 위태로운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방향을 바꿔 2357.22에 장을 마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와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변동성이 커진 결과다.
특히 국내 증시를 출렁이게 한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 11~19일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쳤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1조6976억원에 달한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1144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가증권시장에 순유입됐지만 21일에는 다시 1294억원이 순유출됐고 22일에는 다시 57억원이 들어왔다. 출렁거림을 반복한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과 정확히 일치한다.
기간을 넓혀 월별로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을 살펴보면 1조9756억원 순유입된 1월을 제외하고 매월 2월 -1조5612억원, 3월 -7408억원, 4월 -1조376억원, 5월 -8115억원, 6월 -1조1895억원(22일까지) 등 매달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움직임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이다.
미국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자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이는 강달러로 이어졌다. 달러화 강세는 곧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간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위험자산에 속하는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도 환율 급등에 영향을 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로 선진국과 신흥 제조품 수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고 코스피도 2주 연속 2% 전후의 약세를 기록했다"며 "외국인 매매 의존도가 높아 원화 약세에 취약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증시 특성상 불가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등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실적을 향한 기대감이 낮아진 게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시각이 차가워진 본질적인 이유 중 하나는 이익추정치 상향 조정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원화약세 속도가 진정되면 높아진 원·달러 환율 수준으로 인해 기업들의 이익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과 변동성 확대는 비단 국내 증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을 불러왔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은 글로벌 증시의 동반 부진으로 연결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슈들이 당분간 잠잠해질 수는 있겠지만 연말까지 리스크 변수로 자리잡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라면서 "무역분쟁 리스크 확대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며 원화 약세 또한 외국인 매도압력 강화와 코스피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증시가 당분간 약세 압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달러 강세와 정부 규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설상가상 수출 모멘텀도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일인 7월6일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변동성으로 인해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2300선을 저점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코스피가 연간 저점을 하회했지만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달러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연간 저점은 2294포인트"라며 "여기에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배수(PBR) 기준 1배가 2308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저점은 2300포인트 내외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분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300포인트 초반을 지지선으로 여름까지는 기간 조정을 거칠 전망"이라며 "여름을 지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미국의 정책도 무역분쟁 일변도에서 인프라 투자 등으로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달러 강세 진정과 함께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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