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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손흥민, 대한민국 체면 살린 시원한 한방···명불허전

입력 2018.06.24. 02:38 댓글 0개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뉴시스】 권혁진 기자 = 손흥민(토트넘)이 고군분투했다.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부담감 속에서도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누비며 반전을 노렸다.

경기 결과를 바꿀만큼의 힘은 없었으나 활약상은 명성 그대로였다.

신태용 감독은 23일 오후 6시(한국시간 23일 밤 12시)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 손흥민과 이재성(전북)을 최전방에 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재성이 손흥민보다 좀 더 미드필드진에 치우치면서 사실상 '손흥민 원톱'에 가까웠다.

예상대로 한국은 공격에 힘을 싣기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일단 선제골을 막은 뒤 역습으로 기회를 엿보겠다는 계산이었다. 자연스레 전방에 있는 손흥민은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위협적이었다. 동료들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손흥민은 개인능력으로 여러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빈틈이 보이면 빠른 발을 활용해 멕시코 수비수들과 맞섰고, 상대가 촘촘히 벽을 쌓고 기다리면 수준급의 공 간수 능력으로 동료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손흥민은 전반 22분 역습 과정에서 세 차례 슛을 시도했다. 멕시코 수비가 달려들었지만 손흥민의 스피드를 당해내지 못했다. 세 차례 슛이 모두 수비에 막혔으나 멕시코쪽으로 기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전반 39분에는 주력으로 수비수를 제쳤다. 화들짝 놀란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간신히 몸을 던져 공을 쳐냈다.

후반에도 손흥민의 질주는 계속됐다. 멕시코 수비수들의 집중 마크에 시달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도전했다.

쉴 새 없이 체력을 쏟아낸 손흥민도 경기 종료가 가까워지자 발이 눈에 띄게 무뎌졌다. 힘이 크게 떨어진 듯 후반 43분 중거리 슛은 허공으로 향했다.

끊임없이 달려들던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마침내 멕시코의 골문을 열었다.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벼락같은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초아도 손 쓸 수 없는 완벽한 득점이다.

한국은 멕시코의 공세를 막지 못해 1-2로 패했다. 아직 독일과의 최종전이 남아있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그래도 손흥민의 득점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내심 우려한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첫 무득점 월드컵은 없던 일이 됐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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