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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세르비아전 '독수리 세리머니' 정치 논란 불러오나

입력 2018.06.23. 13:56 수정 2018.06.23. 15:58 댓글 0개
알바니아계 샤카·샤키리, 알바니아 오랜 앙숙 관계 세르비아 겨냥
FIFA, 그라운드내 정치적 표현 금지…두 선수 징계 논할지 관심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스위스가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세르비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스위스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 장면이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스위스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26경기 만에 나온 첫 역전승으로 스위스는 1승 1무 승점 4점으로 브라질과 함께 조 선두로 나서며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스위스는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지만 후반 7분 동점골을 터뜨린 그라니트 샤카와 후반 45분 역전골의 주인공 세르단 샤키리의 골 세리머니는 정치적 논쟁을 불러 올 수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샤카와 샤키리는 이날 각각 골을 성공시킨 뒤 양손 엄지손가락을 엇갈려 잡고 손가락을 펴 독수리 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똑같이 펼쳤다.

이는 알바니아 국기에 새겨져 있는 독수리 문양을 손 동작으로 표현한 것으로, 오랫동안 알바니아를 억압한 세르비아를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다.

샤카는 부모가 코소보 출신 알바니아인이다. 샤키리는 코소보에서 태어나 이듬해 스위스로 이민을 왔다. 코소보 주민 80%는 알바니아계로 코소보와 알바니아는 같은 피가 흐르는 형제의 나라다.

코소보 역시 세르비아가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두 나라의 앙숙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은 샤카와 샤키리의 독수리 세리머니가 세르비아를 겨냥한 것이라는데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경기 중 선수는 물론 관중들의 정치적, 종교적 표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카타르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6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경기에 앞서 카타르 국왕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했다가 5만 스위스프랑(약 6000만원)의 벌금과 함께 엄중 경고를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 축구대표팀 박종우는 당시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뛰어다녀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 및 3500스위스프랑(약 4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따라서 FIFA가 샤카와 샤키리의 골 세리머니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둘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이 세리머니로 인해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 사이에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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