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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北, 비핵화 후속회담 시간끄는 속내는?
입력 2018.06.23. 13:15 댓글 0개"미, 북미정상회담 때 북에 구체적 양보 받아냈어야"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의 후속 고위급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미국의 재촉에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어 그 속내에 관심 모아진다.
북한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의 연합군사훈련 중단 발표에 대한 맞교환 조치의 성격으로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을 결정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조항의 핵심인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시간끌기에 나선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괴를 약속한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서해위성발사장)에 대한 위성 관찰 결과 해체 움직임이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3차 방중 이후 북한이 중국에게 휘둘리는 척을 하면서 전략적으로 미·중 갈등을 이용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을 두고 미중 양국이 세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김정은도 미중 갈등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중국이 세게 당기면 미국이 당겨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중국에 휘둘리는 것처럼 노출시켜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더욱 화끈한 경제협력, 체제보장, 비핵화 스케줄 지연 등 요구사항들을 미국에 끊임 없이 물밑접촉을 통해 얘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 교수는 "미국이 판단 잘해야 한다. 손을 놔버리면 북한이 중국의 피후견국으로 전락해버린다. 미국도 원하지 않지만 김정은도 마음 속으로 원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선(先)비핵화 후(後) 제재해제' 원칙에 쐐기를 박고 대북제재를 풀지 않고 있어 아쉬울 것 없는 북한이 후속회담을 서두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이후 중국이 대북제재를 풀며 북중 간 경제협력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 고려항공이 이달 중 평양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을 연결하는 새 항공노선을 개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요청하고 북한은 들어주는 입장이라 아쉬울 게 없다. 북한 입장은 제재를 풀어줘야 비핵화를 하겠다는 건데 최소한 동시에라도 제재를 풀어줘야 하는데 안 풀어주니까 중국 가서 제재를 풀고 (미국과의 협상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라고설명했다.
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최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약속과 양보를 더 받아내 공동합의문에 명시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이 무기한 지체할 경우 최악의 경우 비핵화 협상의 판이 깨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연구위원은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핵 동결이라도 시켜놨어야지 신고도 안하고 사찰단 얘기도 없고 미국은 협상을 잘했다고 자평하는 데 못한 것"이라며 "북한과 협상을 할때는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세워놓고 하나하나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해놨어야 하는데 미국이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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