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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美 불법이민 부모·자녀 강제격리 논란 격화

입력 2018.06.23. 07:00 댓글 0개
트럼프, 여론 악화에 입장 바꿔 격리 수용 중단
무관용 이민 정책은 지속
【덜루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네소타 주 덜루스에서 열린 대규모 지지자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8.06.21.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입국한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분리해 수용하는 강경한 이민 정책이 논란이 되자 결국 결정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남부와 멕시코 국경에서 실시해 온 밀입국 부모·자녀 격리 수용 정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명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강력한 국경을 갖게 될 것이지만 가족들은 함께 있게 하겠다. 가족들이 분리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경 수호를 위한 '무관용 이민 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부터 불법으로 입국하는 모든 성인을 기소하고, 함께 온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격리해 수용하는 정책을 이행했다가 미국 내부적으론 물론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4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부모와 함께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아이들 중 약 2000명이 집단 구금시설이나 위탁 보호 시설에 보내졌다. 이 가운데 100명 이상은 4세 이하로 집계됐다.

이에 어린 아이를 부모에게서 강제로 격리하는 조치는 아동 학대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까지 나서 이 정책을 비판했다.

【매캘런=AP/뉴시스】미국 텍사스주 매캘런에서 17일(현지시간) 부모와 함께 불법이주하다 적발된 아이들이 콘크리트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있다. 사진은 미 관세국경보호청(CBP)가 제공한 것이다. 2018.06.18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민자 캠프, 난민 수용 시설이 되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유럽의 사례를 보면 불법 이민으로 인해 범죄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토안보부 역시 오히려 밀입국 미성년자를 조직 폭력, 인신 매매, 범죄,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격리 수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한걸음 물러섰다. 그는 불법이민 가족 분리를 중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의회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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