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모차르트의 깊이, 청소년들 온몸으로 ‘풍덩’

입력 2018.06.22. 17:40 수정 2018.06.22. 17:51 댓글 0개
해설 통해 클래식 알기 쉽게 접근한 음악회
재치있는 입담과 수준급 연주로 박수갈채

어렵고 딱딱하게 여겨왔던 클래식 공연에 청소년들을 위한 흥미로운 해설이 가미된 공연이 열렸다.

지난 21일 광주문화예술회관(이하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2018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 : 클래식 큐레이터 라스트 모차르트’공연이 펼쳐졌다.

이 날 공연은 청소년들의 창의·감수성 향상을 위해 문예회관이 마련한 예술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무너뜨리고 알기 쉽게 접근하려한 시도가 돋보였다.

또한 ‘클래식 큐레이터 라스트 모차르트’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곡 연주를 중심으로 모차르트의 생애와 숨겨진 스토리 등 재치있는 해설이 곁들여졌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무대답게 5백 여 개의 객석은 어린 청중들의 호기심어린 눈빛들로 만석을 이뤘다.

공연은 해설과 비올라 연주를 겸한 이신규, 피아노 연주의 박진형, 바이올린 연주의 크리스티안 김·김소진, 첼로 연주의 장우리가 맡았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은 첫 곡으로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을 들려줬다.

변주곡이란 클래식 악곡의 한 장르로 하나의 주제를 여러가지로 변형시키며 다채로운 악상을 펼치는 작품을 뜻한다.

간단한 멜로디에 온갖 기교를 더해 복잡하게 전개되는 것이 변주곡의 특징인 만큼, 작은별의 멜로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연주가 백미였다.

연주를 마친 후 이 씨가 다시 등장해 공연의 개요를 친절하게 이야기했다.

“아인슈타인이 말하길, ‘내게 죽음이란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포문을 연 해설에 청중들은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이 씨는 모차르트의 생애를 재치있는 입담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갔다.

이후 재개된 공연은 ‘바이올린·비올라 2중주 사장조 K.423 1악장’과 ‘피아노 3중주 K.548 다장조 1악장’이 연주됐다.

연주는 17세기 클래식 음악의 특징인 귀족적인 우아함과 세련미가 돋보였다.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2중주는 청량한 늦봄에 쬐는 햇살과 같은 여유가 특징이었으며, 이후 연주된 피아노를 비롯한 3중주의 연주는 피아노의 후반부 속주에 뒤쳐지지 않는 바이올린과 첼로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청중들의 박수갈채 후 이 씨가 등장해 모차르트에 얽힌 루머 등 청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 한 내용들을 이야기해 갔다.

모차르트의 재산, 기네스북 등재, 죽음 등의 소재를 쉽게 풀어나감에 따라 청중들은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해설에 뒤이어 연주자들은 모차르트가 하이든에게 헌정한 ‘사냥’ 스트링 콰르텟 4악장 K.458을 선보였다.

클래식 연주 축에서도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던 이전 모차르트의 곡들과는 달리 정형화된 느낌을 주는 곡이다.

이어진 피아노 독주 ‘쇼팽의 스케르초 2번 내림 나단조’는 격정적인 도입부로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은 후, 편안한 멜로디와 고조되는 멜로디를 반복했다.

독주가 끝난 후 다시 등장한 이 씨는 마지막으로 모차르트에게 영감을 받은 후대 음악가들을 소개했다.

베토벤과 차이코프스키, 슈베르트 등 후대의 여러 음악가들이 모차르트의 소나타, 소품 등을 차용해 곡을 낸 사실을 풀어냈다.

해설이 끝난 후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제1악장’을 통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화려한 2중주를, 포레의 ’피아노 5중주 2번’으로 흡사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이 연상되는 연주를 들려줬다.

무대를 마친 이들은 청중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앵콜 곡 ‘터키 행진곡’을 들려주며 이 날의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공연을 기획한 문예회관의 손선미 기획공연담당은 “청소년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내비쳤다.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장연아(11·운암동)양은 “다섯명으로 웅장한 소릴 낸다는 점이 신기했다”며 “공연을 통해 클래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영주 인턴기자 dalk14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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