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섬, 휴식과 힐링을 말하다

입력 2018.06.22. 08:13 수정 2018.06.22. 08:25 댓글 0개
완도 소안·생일·여서도 2018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섬 선정
여서도 명물은 300여 년 역사의 돌담은 국내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상태가 좋아 보전 가치가 높다.

‘섬’은 바다 한 가운데 둘러싸여 있는 신비와 미지의 땅이다.

섬은 거센 파도와 바람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향기로 사람들을 맞는다.

고립과 단절로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섬도 사람의 삶, 역사 , 문화가 잉태된다.

해마다 이맘 때면 사람들은 휴가지로 어디를 할 지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무더위가 성큼 다가오면서 올 여름 휴가지로 자연 그대로의 섬, 완도가 떠오르고 있다.

완도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소안도, 생일도, 여서도 등 3개 섬이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놀섬, 쉴섬, 맛섬, 미지의 섬, 가기 힘든 섬 등 5개 주제로 분류했다.

소안도
소완도

#놀섬 ‘소안도’

‘놀섬’으로 선정된 소안도는 푸른 상록수림이 우거진 항일운동의 성지다. 선조들의 지혜가 어린 옛 방풍림이 옛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돌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대봉산·아부산 둘레길도 빼어나다.

소안도는 완도읍에서 16㎞ 떨어진 화흥포항에서 철부선을 타고 50여분 가량 배를 타면 닿는다.

옛부터 ‘항일의 섬’으로 불렸다.

‘항일의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흥포항과 소안도를 오가는 철부선 세척도 나라사랑- ‘대한’ ‘민국’ ‘만세’로 명명됐다.

소안도는 완도에서 남쪽으로 20.8㎞ 떨어져 있는 섬으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동쪽으로는 청산도를 마주하고 서쪽으로 노화도와 보길도에 인접에 있으며, 남쪽으로는 멀리 제주도를 바라보고 있다. 청산도와 보길도에 비해 알려지지 않아 보물섬으로도 불린다.

소안항구에 들어서자 ‘항일의 섬, 해방의 땅 소안도’라고 써진 표지석과 태극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안도가 ‘항일의 섬’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국가서훈자 20명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소안항에서부터 마을입구까지 1.3㎞구간 도로변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더니, 섬 가정집에도 빠짐없이 태극기가 걸려있다. 이들 태국기는 1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휘날린단다.

소안도에는 현재 2천772명의 주민이 산다. 소안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임진왜란 때 동복오씨와 김해김씨가 월항리에 건너와 살면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왜란 때부터 주민들은 자치 방위대를 조직해 운영할 정도로 자주적이고 패기에 찬 기상을 지녀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제 식민지 암흑기에 함경도 북청과 부산 동래동과 함께 항일운동을 펼쳤던 곳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이 감옥에 갇히면, 감옥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 추운 겨울에도 이불을 덮지 않고 잠자는 것이 소안도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소안도가 ‘항일의 섬’인 만큼소안항일운동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기념관은 1990년 소안면 비자리에 세웠던 소안항일운동기념탑의 뜻을 이어받아 옛 사립소안학교터에 사랍학교 복원, 기념관, 기념탑을 한데모아 건립됐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완도해상지구에 속한 만큼 자연환경이 타고 난 것이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339호인 미라리 상록수림은 주변 해변경관이 뛰어나고 울창한 산림으로 우겨져있어 관광객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미라리 상록수림 주변 해변은 수질이 매우 좋아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으며, 상록수림 바로 옆에 있는 폐교를 리모델링한 펜션도 인기가 좋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이 펜션은 깨끗하고 넓다란 방에다 넓은 잔디 운동장까지 겸비하고 있어 단체 여행객이 특히 선호하고 있다.

면소재지로부터 4㎞ 지점에 있는 맹선리 상록수림은 국내 최대 난대식물과 희귀수종이 자라는 바다 숲이다. 수령은 300년 전후로 추정되는 후박나무를 비롯 21종 245그루 상록수가 해안선의 방풍림을 형성한다.

소안도 일출공원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경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확 트인 바다와 함께 주변의 풍경은 동해의 내노라하는 해변경관을 자랑하는 유명관광지와 견줘도 한치의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 외에도 가학산(359m), 봉산(338m) 정상에 오르면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지며 날씨가 화창할 때에는 멀리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여 ‘섬 산’ 트래킹을 즐기는 등산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생일도
생일도 갯돌해변

멍 때리며 힐링하는 맛섬

#‘쉴섬’생일도

쉴섬으로 선정된 생일도는 너덜겅, 용출 갯돌밭, 구실잣밤나무 등 3곳이 ‘멍 때리기 좋은 곳’으로 선정될 만큼 힐링의 최적지다. 미역, 다시마, 전복, 소라 등 해산물이 풍부해 맛섬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생일도는 일명 멍 때리기 좋은 섬으로 불린다.

여기에는 힐링 명소인 ‘멍 때리기 좋은 곳’으로생일 섬 길의 너덜겅(돌숲)과 용출마을 갯돌 밭, 구실 잣밤나무 숲이 있다.

‘멍 때리기’란 바쁜 현대인들의 뇌에 충분한 휴식을 주어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하는 정신건강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서울광장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처음 열려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된바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외국에서도 매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생일섬길 구간의 너덜겅은 하늘나라에 궁궐을 짓기 위해 큰 바위를 가져가던 중 땅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는 전설로 약 3만㎡ 면적의 자연 돌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너덜겅 주변은 자외선을 차단해주고 피톤치드가 많이 발생하는 동백나무 숲이 울창하게 분포돼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돌 위에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의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다.

또 용출마을의 갯돌 밭은 약 1km 길이로 펼쳐져 출렁이는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람에게 이롭다는 백색사운드를 들으며 앞바다에서 바라다 보이는 자연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는 해변이다.

구실 잣밤나무 숲(9만㎡)은 나무 중에서도 탄소흡수율이 가장 좋아 상쾌한 기분을 느끼며, 가을철에는 구실 잣밤 줍기도 쏠쏠하다.

심신 안정을 위한 ‘멍 때리기 좋은 곳’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 쉬우며, 정신건강 요법을 표기하는 안내판과 벤치를 설치했다.

최근 문을 연 중국음식점은 생일도에서 바로 잡은 어패류와 해조류를 듬뿍 넣은 생일도 짬뽕을 메뉴로 선보여 섬에서 맛보는 특별음식을 소개한다. 특히 중국음식은 바쁜 바다 일로 인해 끼니를 거르기 쉬운 어민들과 섬 여행의 트레킹을 마친 관광객들이 손쉽게 허기를 달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또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생일면 금곡리에 회의실과 객실을 겸비한 대규모 펜션도 들어섰다.

완도 생일도로 가는 배편은 완도읍과 강진 마량에서 출발할 경우 고금을 거쳐 약산 당목항에서 25분이 소요되는 여객선이 하루 7회 왕복 운항하고 있으며, 완도항∼생일도는 2회 왕복 운항한다.

여서도

쉽게 발길 허락 않는 ‘한국의 이스터 섬’#가기 힘든 섬 ‘여서도’

가기 힘든 섬, ‘여서도’는 제주도와 완도의 중간지점으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낚시 천국이다. 기상이 변화무쌍해 일주일에 한번 배가 운항할 때도 있을 정도로 가기 힘든 섬이다. 속이 훤히 보이는 청정한 바다와 300년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돌담으로 유명하다.

완도 여서도는 50가구 78명의 주민이 사는 완도 최남단의 섬이다.

완도 여객선터미널에서 3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배가 하루에 한 번 밖에 닿지 않는 먼 섬으로, 자연의 풍광을 그대로 지닌 돌섬이다.

여서도 명물인 300여 년 역사의 돌담은 국내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상태가 좋아 보전 가치가 높다.

자연재해로부터 인간과 작물이 살아남기 위해 시작된 여서도의 돌담은 밭담, 집담을 비롯해 총 연장 2㎞의 옛 모습이 대부분 현존하고 있다. 돌담 높이가 집의 처마까지 닿을 정도로 높아 ‘한국의 이스터 섬’으로 불린다.

여서도에 가기 위해서는 완도여객터미널에서 하루에 2회 운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3시간의 뱃길을 이동해 들어가야 할만큼 멀다.

날씨가 들쭉날쭉해 일주일에 한번 배가 운항할 때도 있을 만큼 가기 힘든 섬이다.

여서도는 제주도와 완도의 중간 지점에 있어 청정한 바다를 보유한 섬이어서 낚시를 좋아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섬이다.

또 여서도 거친 파도를 맞고 자란 자연산 돌미역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특산품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 휴가에는 완도 소안도와 생일도, 여서도를 찾아 멍을 때려도 좋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며 충전과 힐링을 해도 좋을 듯 싶다.최민석기자 backdoor20@nate.com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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