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세계 유수 미술관, 광주에 자체 전시관 선보인다

입력 2018.06.22. 08:13 수정 2018.06.29. 10:56 댓글 0개
광주비엔날레 위상 상징, 지역작가 세계미술관 교류 의미
팔레 드 도쿄·HIAP·PCAN 등 장소, 주제, 참여작가 확정
무각사, 광주시민회관, 이강하미술관 등 광주 일원
고 이강하 작품, 이매리, 이세현 등 지역작가 협업도

2018광주비엔날레 기간 해외 유수 미술기관들이 참여하는 2018광주비엔날레 위성 프로젝트인 파빌리온 프로젝트(Satellite Project) 참여기관들의 전시 공간과 타이틀, 참여 작가가 확정됐다.

광주비엔날레가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베니스비엔날레가 각 국가에서 국가관을 운영하면서 자국 미술을 소개하듯, 해외 유수 미술기관들이 자국 신진 작가를 비롯해 한국 및 광주작가 참여 전시를 자부담으로 기획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국제교류의 의미는 물론 광주비엔날레의 세계미술시장에서 위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미술관은 광주시민회관, 서구 무각사, 남구 양림동 이강하미술관 등지에서 해외 유수 미술기관 참여의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열려 광주 전역을 역동하는 현대미술의 장으로 엮어내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2008년 타계한 무등산 작가로 불리우는 이강하 서양화가, 이매리 설치작가, 이세현 사진작가 등 지역 작가들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파빌리온 프로젝트 참여기관에게 광주의 문화 공간 및 역사적 장소 등 리서치를 협조하면서 광주지역 작가 참여 유도 등 광주 문화예술의 생생한 현장을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광주시민회관.

◆팔레 드 도쿄-광주시민회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현대미술 관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는 구동 광주시민회관에 ‘Today Will Happen’을 주제로 선보인다. 이 전시는 팔레드 도쿄와 주한프랑스문화원(Institut francais)의 오프사이트 프로그램이며, 팔레 드 도쿄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아시아문화원(ACI)이 공동제작 및 공동기획한다.

지난 2015년 재개관한 광주 근대 건축물인 광주시민회관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대항한 시민군이 사용하던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는 장 드 르와지(Jean de Loisy) 팔레 드 도쿄 관장과 김성원 아시아문화원 전시사업본부장이 큐레이터를 맡았다.

‘Today Will Happen’은 프랑스 시인 미셸 우엘벡의 1996년 시집 ‘The Art of Struggle’ 속 동명 시에서 빌려왔으며, 이 시는 전시기획 시발점이 됐다. 이 한국어 텍스트에 작곡가가 곡을 붙이고, 광주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작가가 리믹스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전시에 출품되는 시각예술 신작을 위한 또 하나의 재료가 된다.

전시를 기획한 장 드 르와지는 “시인이 빌려준 하나의 작품이 번역되고, 독특한 형태의 노래로 바뀌게 되는 과정 전체는 전시에 참여하는 다른 시인, 작가, 뮤지션, 관객과 공유된다”며 “이러한 변형은 이번 전시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원래 의미를 새롭게 창출하면서 기존 경계들을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참여작가는 베다르거&페주스(Berdaguer & Pejus), 최윤, 줄리안 크루제(Julien Creuzet), 데이비드 두아르드(David Douard), 니하오(Ni Hao), 미셸 우엘벡(Michel Houellebecq), 타릭 키스완슨(Tarik Kiswanson), 권하윤(Hayoun Kwon), 이미래(Mire Lee), 루이즈 사토르(Louise Sartor), 장영규(Jang Young-Gyu) 씨 등이다.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핀란드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HIAP - Helsinki International Artist Programme)은 전시 공간 선정으로 서구 무각사의 로터스갤러리를 활용한다.

큐레이터 제니 누르메니에미(Jenni Nurmenniemi)가 기획한 ‘Fictional Frictions’ 타이틀의 전시에는 핀란드와 한국작가 5명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주제 ‘상상된 경계들’의 다양한 양상들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조각과 사운드 기반 설치작업이 주를 이룬다. 5명 참여 작가들의 중첩된 작업은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 미시적 시선과 거시적 시선까지 전시 공간인 무각사의 환경과 조우하면서 균열되고 확실한 경계보다는 상호 의존성과 연속체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

광주 기반 작가 이매리는 신작 조각 설치를 출품한다. 개인적인 동시에 집단적인 상상력을 반영하며 기념비적인 풍경을 유리 등을 활용해 형상화한다.

헬싱키의 네스토리 쉬자랴(Nestori Syrjala)는 인간 활동이 세계 기후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한다.

안정주와 전소정은 협업 프로젝트인 밴드 검은밤의 정규앨범 ‘망상의 산’을 LP 레코드 형식으로 선보인다. 광주의 과거와 현재를 개인의 기억과 감각으로 포착해 가사와 음악으로 재구성 한다. 개인이 어떻게 집단의 기억을 공유하거나 망각하는지, 그것이 개인의 현재 삶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계 되는가에 관한 탐구이다. 관객들은 사적이거나 공적인 다양한 시간과 공간의 층위에서 이들의 음악과 마주하게 된다.

이강하 미술관.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이강하 미술관과 북구 위치 신생 미술공간

필리핀 현대미술기관 연합체인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Philippine Contemporary Art Network)는 ‘Hothouse’라는 타이틀로 올해 초 개관한 광주 남구 양림동 이강하미술관 및 북구에 위치한 신생 미술공간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2015베니스비엔날레 필리핀관 큐레이터, 2008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등을 역임한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 대표인 패트릭 D. 플로레스(Patrick D. Flores)가 기획을 맡았다.

제철이 아닌 식물을 자라게 하는 구조를 뜻하는 단어 ‘Hothouse’는 생명체가 예외적으로 빠르게 자라게끔 조성한 자연과 인공 사이의 접촉지대이며 유리로 된 환경인 온실을 의미한다. ‘뜨거움(hot)’이라는 감성적 요소와 ‘집(house)’이라는 공간 사이를 가로지르는 상황에 주목한다.

마크 살바투스(Mark Salvatus), 인디 파레데스(Indy Paredes), 도미니크 망길라(Dominic Mangila), 렌즈 리(Renz Lee), 이강하, 이세현 등 한국 작가와 필리핀 작가 총 6명이 참여한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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