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文대통령 "韓 평화구축 시, 남북 경협 본격화···'남북러 3각 협력' 확대"

입력 2018.06.21. 21:09 댓글 0개
"철도·에너지·전력 협력···亞경제공동체 튼튼한 상징이자 토대"
"시베리아 횡단철도, 韓항구적 평화 통해 부산까지 닿기를"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국가의회 두마(하원)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8.06.2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연설에서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남과 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국간의 철도·에너지·전력 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서 연해주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톡까지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단순한 하나의 철도가 아니다"라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노동자들의 황금손에 의해 건설된 생명의 길'이며 세계 인식의 지평을 넓힌 문명의 길이고 평화의 길"이라며 "이 길은 단순히 상품과 자원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한복판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로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어느덧 100년을 달려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제 육상 교통의 중심을 넘어 유라시아 공동체 건설의 상징이자 토대가 되고 있다"며 "이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다"며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은 평화와 공동번영의 꿈을 담은 유라시아 시대의 선언"이라며 "한국 국민들 또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은 '신동방정책'에 호응하는 한국 국민들의 꿈"이라며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대 말 한국 정부는 한반도 냉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북방정책'을 추진했다"면서 "당시 소련 정부는 이념의 벽을 넘어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다. 양국 국민들 사이에 우정과 신뢰가 쌓였고 드디어 1990년 수교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한국 회사들이 러시아에서 생산한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이 러시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는 2013년 선진 우주기술을 한국에 전수했고 한국은 나로호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었다"고 이어져 온 한러 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2024 러시아연방 국가발전목표'를 거론하며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잘 사는 경제를 목표로 한다"면서 "내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중심 경제'도 목표가 같다. 경제성장의 혜택을 국민들에게 고루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극동지역에서 꾸는 꿈도 다르지 않다.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이라며 극동개발을 매개로 한 한·러 양국의 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두 나라의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은 두 나라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한국은 국내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에 있는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과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해 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극동개발 협력을 두 번째로 꼽은 문 대통령은 "작년 '동방경제포럼'에서 나는 '9개의 다리 전략'을 중심으로 두 나라의 협력을 제안했다"며 "가스·철도·전력·조선·일자리· 농업·수산·항만·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셋째는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2024 국가발전목표'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 보건 향상으로 그 과제에 협력하기 위해 한국의 의료기술이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러시아와 한국 기업의 협력으로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은 암·신장·뇌신경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을 도울 것"이라며 "나는 두 나라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의 국민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yusta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