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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런던아트]스위스 아트바젤 흑인·여성작가 작품 파워

입력 2018.06.21. 09:39 댓글 0개
언리미티드섹션 주목...전 세계 작가 72명 참여
세계 미술시장 흐름 한눈...작품 판매로 직결장
지난해보다 관람객 절반 줄었지만 판매는 늘어
【스위스=뉴시스】 아트바젤이 열리는 행사장 전경

【스위스 =뉴시스】 박혜영 객원기자 = 세계 최고 아트페어 아트 바젤이 스위스 바젤에서 언리미티드를 시작으로 지난 11~16일 성황리에 열렸다.

1970년 창설된 이래 49회를 맞는 ‘아트바젤’은 매년 열릴 때마다 혁신적인 새로움으로 전세계 화상들과 컬렉터들을 만족시킨다. 올해는 35개 국가에서 290개 갤러리와 4000여명의 작가가 참여 수만점을 전시 판매했다.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티나김갤러리)와 원앤제이 갤러리 2곳만이 참여할 정도로 아트페어지만 참가 요건이 까다롭다. 아트 바젤은 세계 각국의 트렌드한 작품이 한자리에서 펼치는 '아트 전쟁'이지만, 이머징 아티스트들이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이며 세계적으로 데뷔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아트바젤 올해의 ‘발로아즈 예술상(Baloise Art Prize)’에 한국의 강서경 작가(40)가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다.

'총성없는 그림 전쟁' 아트바젤에서 눈여겨봐야 할 섹션은 언리미티드(Unlimited)다. 세계 주요 갤러리들이 참여, 거대한 조각, 영상, 퍼포먼스,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미술관계자들과, 컬렉터 모두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세계 미술시장을 이끄는 주요 갤러리들이 그들이 손꼽는 중요작가를 한명, 많게는 세명까지 선정하여, 그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형 작품들로 꾸며지는 전시이므로 그들이 주목하는 작가들과,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갤러리스트들에게 언리미티드는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 부문에 참여한 메이저 갤러리들은 언리미티드 전시를 통해 본인 갤러리의 색깔과, 그들이 힘을 싣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관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페어장에 걸려있는 그 갤러리의 작품의 판매로 연결된다.

【스위스=뉴시스】 아트바젤 언리미티드에 전시된 캐서린 번하드 작품.

◇언리미티드(Unlimited)를 통해 본 세계 미술시장 흐름

올해 한눈에 들어온 키워드는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미술계의 관심사 , ‘비주류와 여성, 흑인 작가’ 이다. 72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번 Unlimited 전시에서는 눈에 띄게도 여성작가와 흑인 작가들이 대거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주목 받는 여성작가들

담배, 나이키운동화, 햄버거등 현대인들의 일상속에 있는 사물들을 팝적인 감성으로 표현하는 Katherine Bernhardt(1975)부터, 존레논의 여인으로 더 잘 알려진 르롱갤러리의 YoKo Ono(1933),그리고 작년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참여 했었던, 데이빗즈위너 갤러리의 Carol Bove(1971)과 역시 작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볼 수 있었던 칼프리드만 갤러리의 Edith Dekyndt (1960)도 눈에 띄었다.

특히, 흑인이자여성작가로 1988년생의 Martine Syms가 새디콜 갤러리의 이름으로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고, 조만간 있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잭슨폴락에서 카멘헤레라 까지’ 전시에 폴락과 함께 언급되며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쿠바 출신의 올해 104살의 노장 Carmen Herrera 의 거대한 Estructuras(Structures)시리즈도 리슨갤러리를 통해 소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Jenny Holzer(1950), Candice Breitz(1972), Barbara Probst(1964), AndraUrsuta (1979), Camille Henrot(1978), YtoBarrada (1971), Yu Hong(1966)등도 Unlimited에 참여한 여성작가들이다.

【스위스=뉴시스】아트바젤 언리미티드. 카멘 헤레라 작품 전시 전경.

▲가격 오르는 흑인작가들

흑인작가들 가운데는, 단연 지난 5년간 드라마틱한 가격이 상승해 유명해진 SamGilliam(1933)의 작품을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에서 선보여, 하우저앤워스가 내민 젊은 작가 Rashid Johnson(1977년)와 함께 가장 눈길을 끌었다. 특히 SamGilliam은 아트바젤기간에 쿤스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어 컬렉터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웠다.

이외에도 리만머핀 갤러리가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McArthur Binion (1946)와 화이트큐브갤러리에서 소개하고 있는 가나 출신의 젊은 작가 Ibrahim Mahama(1987), 르롱갤러리의 BarthélémyToguo(1967)도 아트바젤기간 동안 여러번 미디어에서 언급된 꼭 놓치지 말아야할 작가들에 속한다.

이렇듯 아트 바젤은 미술품을 사고파는 ‘아트 마켓’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 매년 아래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풍성한 볼거리와 혁신, 새로움으로 방문객을 만족시키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 작가로는 이우환이 언리미티드에 전시되었고, 강서경 작가가 매해 아트바젤에서 주는 올해의 ‘발로아즈 예술상(Baloise Art Prize)’을 수상해 아트 바젤을 찾은 한국인들을 더 반갑게 했다

【스위스=뉴시스】아트바젤 언리미티드 데킨트에디 작품 전시 모습.

◇아트바젤의 다양한 프로그램

이미 인정받아 미술사에서 회자되는 작가들을 조명하는 ’Feature’부문, 주목해야 할 신진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이는 ‘Statements’ 부문, 중요한 출판사나, 판화공방을 가진 갤러리를 초대하여 그들이 직접 제작한 유명작가의 에디션작품을 소개하는 ‘Edition’ 부문이 있다.

또한 바젤에 사는 이웃들과 어우러져 예술적인 바젤 시티를 위해 도시 곳곳에 예술작품을 펼치는 프로젝트인 ‘Parcours’, 위에서 언급했던 ‘Unimited’부문, 이 외에도 ‘Film’,‘Magazines’부문들로 예술 뿐 아니라 예술가의 눈을 빌려,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반영한다.

이같은 이유로 아트바젤은 개인 컬렉터 뿐만 아니라, 컬렉션을 확장하고자 하는 국공립 혹은 사립 미술관, 신진작가 발굴에 관심이 많은 예술단체들에게도 매력을 끌며, 매년 전세계 주요 예술종사자들의 집합 장소가 되었다.

올해는 한국에서도 삼성리움미술관을 비롯하여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들의 대표, 혹은 디렉터들이 직접 참석하여, 기업의 이미지와 미술관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직접 선택했고, 앞으로 전시로 선보일 작가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스위스=뉴시스】 아트바젤 언리미티드 섹션 입구.

◇그렇다면 어떤 작품이 팔렸을까?

이번 아트바젤은 카셀도큐멘타와 베니스 비엔날레가 있었던 작년에 비해서 방문객이 3분의 1로 줄어 조용했다. 그러나, 작품 판매량은 작년보다 늘어, 대부분의 메이져 갤러리들은 페어 이틀째 되던날 주요 작품들을 위주로 모두 판매를 하고, 셋째날부터는 근교 미술관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2층에 위치한 이머징 갤러리들도 판매결과는 작년에 비해 좋았다고 한다. 이것은 직접 작품을 보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뷰잉을 하고, 구매를 하는 컬렉터들이 늘었고, 페어가 열리기전에 사전 뷰잉 및 판매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트 페어의 VIP오프닝 후 1시간만에 대표적인 여성 추상표현주의 작가인 조안 미첼 작품이 5점, 하우저앤워스와 레비고비, 데이빗즈위너 갤러리를 통해 각각 $14 million~$6 million에 판매됐다. 로팍갤러리에서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작품이 $637,000에 거래되어 유럽의 컬렉터의 손에 들어갔고, 리슨갤러리에서는 카멘 헤레라의 페인팅 작품이 $750,000에 아시아의 사립미술관에 소장, 작년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주목을 받았던 헨리 테일러 작품은 $175,000에 유럽의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었다.

내년에 퐁피두센터 회고전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작가 베르나르 프리즈는 크기에 따라 $35,000~174,000에 10점 모두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루이스부르주아의 ‘The Three Graces (1947)’는 $4.75 million에 거래되었고, 요시토모나라의 ‘OTAFUKU No.0 (Moon-faced Woman No.0) (2007)’는 $550,000에 판매됐다. 94살의 레바논 출신의 여성작가 에텔아드난의 페인팅은 (€50,000~€70,000)에 홍콩의 컬렉터에게 파렸다.

르롱갤러리에서는 에텔아드난을 개인 부스로 소개해 크게 주목을 끌었다. 저명한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가 에텔아드난을 인터뷰 한 것이 아트바젤 기간동안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영국의 터너상 후보였던 리네트이야 돔보야케가 $150,000에 거래됐고, 언리미티드에서의 전시와 쿤스트미술관의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샘길리암(Sam Gilliam)은 $850,000에 5점이상 팔렸다. 앞서 살펴본 국제미술 시장의 흐름에 맞게 흑인작가와 여성작가의 마켓 파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sophie@sophiepark.co 인스타그램: sophie_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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