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도시철도 2호선 ‘지상’ 움직임

입력 2018.06.20. 15:37 수정 2018.12.18. 14:37 댓글 28개
민선6기 논란 끝에 ‘지하’ 방식 확정
이용섭 “건설은 하되 지하 개념 버려도”
혁신위 참여 시민모임 “지하화 안돼”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노선도로 빨간선은 1단계, 파란선은 2단계, 보라선은 3단계다. 201~244 숫자는 각 역사 위치(명칭 미정), ⓐ·ⓑ·ⓒ는 지상구간이다. ①~⑦ 표기된 지역은 1m 남짓 저심도 지하박스형으로 건설 예정인 구간이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또다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설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도시철도 2호선이 이번에는 ‘지하냐, 지상이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이 사업 추진은 하되 지하를 낮게 파 건설하는 ‘저심도’ 방식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건설 반대 의견을 피력해 온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광주시장 인수위원회격인 광주혁신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논란의 발단을 제공했다.

민선5~6기 내내 지난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건설이 확정, 착공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계획 수정 등의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용섭 “지하 개념 버려도”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자가 지난 17일 KBC광주방송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쳐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자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건설 시행 여부, 노선 등은 이미 결정된 부분으로 번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광주시장 당선 직후 KBC광주방송과의 대담인터뷰에서 이 당선자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필요하다. 다만 재정 적자, 안전성, 기술성 문제 등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서 다시 한 번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거다. 반대 시민사회단체와도 터놓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시철도하면 지하철을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꼭 지하에 들어간다는 개념은 버려도 될 것 같다”며 “(2호선이)광주의 명물이 되도록 하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말해 현재 결정된 건설 방식을 고수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선6기에서 ‘지하’로 확정된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대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4월 당시 광주시장 후보들이 시민모임 주최로 열린 광주도시철도 2호선 대안 찾기 워크숍에 참석했다.

#시민모임 “지하화 안돼”

광주혁신위원회에 그간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반대해 온 지역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참여한 점도 사업 방식 재검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혁신위 환경교통안전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변원섭 공동대표는 경제성 등을 들어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자체를 줄기차게 반대해왔다.

변 공동대표가 소속된 이 모임은 올해 초 광주시청 앞에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반대 천막농성을 시작하며 ‘광주도시철도 공론화 요구 시민모임’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숙의민주주의 방식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해결해 보자며 지난달 명칭을 변경했다. 그러면서 ‘지하화’ 철회와 노면전차인 '트램' 또는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대안 카드로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도시철도 2호선 ‘전면 반대’에서 ‘미래세대 교통대안’으로 입장이 다소 선회한 것이다.

이 시민모임은 20일 오후 광주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관련 부서와 광주혁신위 간담회에도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교통대안을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저심도 건설방식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방 뉴스룸 내 도시철도 2호선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

#오락가락 행정에 시민불만

민선7기 출범 전부터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시민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윤장현 시장 체제에서 우여곡절 끝에 사업 방향 및 추진이 결정, 첫 삽 뜨는 일만 남은 상황에서 또 다시 바뀌면 지역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사랑방 뉴스룸 네티즌들은 조속한 건설을 촉구했다.

아이디 '덕**'은 "시민이 호구인가? 교통이 좋아지기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시민혈세만 낭비하지말고 도시철도2호선 얼른건설해라"고 촉구했고, 'ㅇ*' 역시 "검토만 몇년 째냐? 지금까지 논의 했던거로 충분하다. 올학안에 삽 뜨자! 제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총연장 41.9㎞이며 3단계로 나눠 시공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23년 완공 예정인 1단계는 17.06㎞로, 시청~상무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 구간이다.

광주시는 지난 3월 차량 발주 업무를 잠정 중단한 상태지만, 이미 254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오는 12월 또는 내년 초 2호선 1구간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로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 등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통합뉴스룸=주현정·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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