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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찾아 우는 아이들 음성파일 공개…'강제격리' 분노 폭발
입력 2018.06.19. 16:28 댓글 0개【브라운스빌(미 텍사스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미 이민 시설에서 부모의 품으로부터 강제로 떼어내져 울면서 아빠와 엄마를 찾는 스페인어 녹음 파일이 18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불법 입국자 자녀들을 부모들로부터 강제 격리시키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다.
비영리 기구 프로퍼블리카가 처음 공개한 이 녹음 파일을 AP통신이 입수했다. 인권변호사 제니퍼 하베리는 내부 고발자로부터 이 녹음 파일을 구했다며, 이는 지난 주 녹음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그러나 이 녹음 파일이 어디에서 녹음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녹음 파일에는 4∼10살로 추정되는 10명의 아이들이 계속 울면서 스페인어로 '아빠'와 '엄마'를 부르짖는 소리들을 담고 있다. 아이들은 계속 우느라 숨쉬기도 가쁜 듯 했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아는 단어는 아빠 엄마뿐이기라도 한 듯 계속 두 단어만 외쳐댔다. 녹음 파일 속에는 아이들의 울음에 지친 듯 "여기 오케스트라가 있네. 그런데 지휘자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라고 농담을 하는 수용소 직원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녹음 파일에는 아빠 엄마를 찾는 소리 외에 미국에 살고 있는 자신의 이모 전화번호를 대며 전화를 걸어달라고 요구하는 6살 짜리 엘살바도르 출신 소녀의 목소리가 유일하게 녹음돼 있다. 엄마를 따라 미국으로 왔다 엄마가 체포되면서 강제 격리된 이 소녀는 전화를 받으면 곧 자기를 데리러 와줄 것이라며 제발 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간청한다.
소녀는 이모와 전화 통화에 성공했지만 이모는 나중에 "조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울며 말했다. 이모 역시 2년 전 미국에 와 망명 신청 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으로 망명이 허용될 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장관은 녹음 파일을 듣지는 못했지만 미 정부가 수감하고 있는 모든 어린이들은 인도적으로 대우받고 있다고 밝혔다. 닐슨 장관은 정부 수용센터는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있어 어린이들은 잘 돌봄을 받고 있다며 의회가 가족들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법의 허점을 메꿔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녹음 파일은 미 정치인들과 이민지원 단체들이 수용센터들을 방문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멕시코 국경에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됐다.
미국 내에서 강제 격리 정책에 대한 반발은 날이 갈 수록 더 커지고 있다. 몰몬 교회는 가족들이 강제로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곤혹스럽다면서 국가 지도자들이 특별 배려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낼 것을 촉구했다.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기로 했던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정부의 정책이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라는 이유로 주 방위군 파견을 취소했다.
18일 하루에만 약 80명의 불법 입국자가 국경에서 체포됐는데 이들이 동반한 자녀들은 24명을 넘었다. 자녀를 둔 불법 입국자들은 자녀와 강제로 헤어지면서 자녀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했지만 이들의 걱정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18일 밤 불법 입국자 가족들이 함께 지낼 수 있게 하는 긴급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살아 있는 한 미국이 이민자들이나 난민들을 위한 수용 캠프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또다시 민주당을 비난했다.
한편 전날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가 부모와 자식을 강제 격리시키는데 대해 반대한다고 밝히고 로라 부시 전 퍼스트 레이디가 강제 격리에 반대하는 글을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데 이어 미셸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로잘린 카터 등 전직 퍼스트 레이디 3명이 모두 로라 부시 여사의 글에 동조한다고 밝혀 생존한 전현직 퍼스트 레이디 5명이 모두 미 행정부의 자녀 강제 격리 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미셸 오바마는 "때때로 진리는 당을 초월한다"는 글과 함께 로라 부시 여사의 글을 리트윗했고 힐러리 클린턴도 지금의 자녀 강제 격리를 "인도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모든 부모들은 지금의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며 로라 부시 여사의 글에 공감을 표했다. 로잘린 카터 여사도 강제 격리는 "미국의 수치"라고 말했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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