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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산모 10명중 3명 "자살 생각했다"…산후우울증도 심각

입력 2018.06.19. 12:00 댓글 0개
복지부·NMC,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개소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매년 20만명 이상이 난임진단을 받는 가운데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여성 4명중 1명 이상이 자살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우울증은 병원을 찾는 경우가 1%도 채 안 돼 정부가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조성했다.

19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NMC)에 따르면 난임진단자수는 2014년 21만1575명, 2015년 21만4588명, 2016년 22만1261명 등 증가추세다.

난임 여성들은 죄책감, 분노, 조급함, 무가치함, 서러움 등의 정서적 고통과 상실감으로 정신적 고통이나 사회생활에서 위축되고 있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시술경험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신적 고통과 고립감․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이 86.7%였으며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26.7%로 나타났다. 인공수정 경험 여성도 85.3%가 고립감과 우울감을, 21.7%가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산후우울증은 비교적 흔한 질환임에도 국내에선 유병률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체 분만인 32만3023명 가운데 산후우울증이나 우울증을 포함한 기본장애나 우울병 등 진단을 받은 사람은 1% 정도인 3296명으로 집계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 역학조사에 따르면 임산부의 25∼35%가 우울증상을 호소하고 7∼13%가 경도 또는 주요 우울장애의 진단기준에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에 의하면 산후우울증의 유병률을 10∼15%로 추정할 때 치료받는 환자는 1% 미만으로 치료율이 심각해 적극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은 20일 오후 2시 중앙의료원 연구동 2층 스칸디아홀에서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문을 연다. 센터는 복지부로부터 위임받아 중앙의료원 공공의료사업단에 새롭게 신설되는 조직이다.

센터에선 ▲난임 환자와 임산부를 위한 상담 및 정서적 지원 ▲권역센터의 표준화된 업무 가이드라인 개발 보급 ▲지역사회를 위한 난임·우울증상담 교육 및 연구 등을 지원한다.

중앙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인 최안나 센터장은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10∼20%가 경험할 수 있는 질환으로 영아 살해 후 자살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산전․산후의 정서적 어려움은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예방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출산 시기별로 우울증 선별자 비율은 초기인 1분기가 18.6%로 가장 높았고 산후 1달 시점이 15.3%로 뒤를 이었다.

센터는 개인 검사실, 상담실, 집단요법실 등을 갖추고, 전문 의료진 및 상담전문가를 중심으로 진단, 상담, 치료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의는 전화(02-2276-2276)로 하면 된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중앙 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인천과 대구, 전남에서도 권역 난임·우울증상담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라며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보건소, 의료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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