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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습 볼 수 있겠네" 문화재청, '덕수궁 제자리 찾기'

입력 2018.06.19. 10:36 댓글 0개
【서울=뉴시스】덕수궁 복원 정비 조감도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일제 강점기에 변형된 덕수궁이 제 모습을 찾는다.

문화재청이 19일 오후 덕수궁 광명문에서 '덕수궁 제자리 찾기' 사업 기공식을 개최한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의 대한제국 선포부터 1910년 경술국치까지 13년간 대한제국 궁궐로 사용한 곳이다. 당시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넓은 궁역을 차지했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궁역이 여러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 전각들은 헐려서 치워졌다.

1920년대 현재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 담장 길이 조성돼 덕수궁이 둘로 쪼개졌다.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조선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됐다.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덕수궁 중심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 나가고, 함녕전 정문이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했다.

문화재청은 1919년 고종 승하 후 제 모습을 잃은 덕수궁의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해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복원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1919년 덕수궁 국장화첩 광명문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에 옮겨진 광명문을 제자리로 옮기기 위해 2016년 원래 자리를 발굴한 결과, 광명문과 배치 형태가 동일한 건물지 1동을 확인했다. 확인된 건물지는 건물 기둥을 받치기 위해 초석 아래쪽을 되 파기한 뒤 자갈을 채워 넣은 시설 12기를 가진 정면 3칸, 옆면 2칸 건물지다. 1910년 제작된 덕수궁 옛 이름 '경운궁' 중건 배치도에 있는 광명문지, 그 위치와 배치, 평면형태가 같은 것으로 판명됐다.

이 발굴 결과를 토대로 실제 이전을 위한 실시 설계도를 완료했다. 광명문 제자리 찾기 공사는 19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올해 말 완료할 예정이다.

광명문 내부에 보관된 유물들은 올해 안으로 보존 처리할 예정이다. 국보 제229호 창경궁 자격루와 신기전은 대전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 보존 처리하고, 보물 제1460호 흥천사 명동종은 부피와 중량을 감안해 경복궁 궐내 각사지에 임시 처리장을 만들어 보존 처리할 예정이다.

보존 처리를 마치면 자격루와 신기전은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흥천사 명동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마땅한 장소를 검토해 이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덕수궁 돈덕전 및 석조전(1911년 조선총독부)

돈덕전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칭경(稱慶, 축하의 의미) 예식을 하기 위한 서양식 연회장용으로 지어졌다. 고종을 만나기 위한 대기 장소나 외국 사신 접견 장소, 국빈급 외국인 방문 시 숙소로 활용됐다. 1907년에는 순종이 즉위하는 곳으로 사용됐다.

순종이 거처를 창덕궁으로 옮긴 뒤에는 덕수궁 공원화사 업으로 같이 헐려 치워졌다가 아동 유원지로 활용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뉴시스】덕수궁 돈덕전 복원 투시도

돈덕전 복원을 위한 발굴 조사는 지난해 마쳤다. 지금은 복원을 위해 설계하는 중이다. 연내 착공해 2021년 완공하면 대한제국 관련 자료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먼저 신축한 중요한 건물이었다. 1900년 10월 화재로 타자 현재 정동부지와 옛 경기여고 부지인 당시 미국 공사관 북쪽 수어청 자리로 옮겨 1901년 7월11일 복원됐다.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한 뒤 모두 없어져 다른 건물이 들어섰다 해체되는 과정을 겪었다. 해방 뒤에는 경기여고 부지로 쓰이다 주한미국대사관에 양도됐다.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한 문화재 지표 조사 중 선원전 터가 확인됐다.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맞교환 합의로 2011년 우리나라에 다시 소유권이 넘어왔다.

선원전 권역인 정동부지는 2011년까지는 미국대사관과 경기여고 부지로 사용됐다. 이후 교환된 부지 사이에 경계벽이 설치되고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이 지난해 말 완공되면서 복원이 시작했다.

【서울=뉴시스】덕수궁 선원전 권역 복원 조감도

문화재청은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역대 왕의 초상화를 봉안한 선원전, 왕이나 왕후 승하 후 그 시신을 모시는 흥덕전, 발인 후 삼년상이 지나고 신주를 모시는 흥복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 건물 54동, 배후 숲인 상림원, 궁의 담장을 복원할 예정이다.

올해 선원전 발굴조사를 위해 미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부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들을 철거할 계획이다.

철거 전 지난해 완공한 ‘고종의 길’과 철거 건물들도 개방한다. 선원전이 해체된 뒤 여러 용도로 사용되던 역사적 장소를 국민이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공개하기로 했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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