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스웨덴전 광주월드컵경기장서 울린 "대~한민국"

입력 2018.06.19. 01:35 수정 2018.06.19. 06:28 댓글 0개

“좋은 추억 만들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하겠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열린 18일 밤 광주시민들은 2002년 ‘4강 신화’를 이룬 광주월드컵경기장에 모여 한국 선수단을 응원했다.

이날 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자리가 차기 시작하더니 경기 시작 후에도 꾸준히 인파가 찾아와 경기장 좌석 1층 한 면이 가득 찼다.

밤늦은 시간에 열린 경기였지만 이른 아침에 경기가 열렸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보다 확실히 사람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아내와 자식의 손을 꼭 잡은 채 흐뭇한 표정으로 방문하는 가장도 있었고,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입장한 그룹도 있었다. 또 막 일을 마치고 온 직장인들도 있었고, 경기장 한편에 돗자리를 펴고 관전하는 커플들도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야식과 응원도구 등을 들고 축구를 관전하고 응원했다. 주로 인기를 끈 응원도구는 경기장 입구에서 판매된 머리띠였다. 이 머리띠는 붉은악마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머리띠로, 차마 붉은 옷을 차려 입지 못한 채 응원 온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대부분 이 머리띠를 착용한 덕분에 관중석은 붉은 물결 넘실대는 장관이 연출됐다.

경기 시간이 되면서 선수들의 얼굴이 보이자 광주시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환영했다. 일부 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기도 했다.

응원객들은 축구공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한국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오거나 찬스가 만들어지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아쉬운 순간이 나오면 머리를 싸매며 “아~”하고 긴 탄성을 내뱉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활약하거나 전광판에 얼굴이 잡히면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는 사람도 보였다.

뜨거웠던 전반전이 끝나고 휴식시간이 찾아오자 입장객들은 화장실을 다녀 온 뒤 다시 한국선수단의 승리를 기원했다.

하프타임에는 이날 응원을 주도한 응원단 ‘앨리스’의 유도에 맞춰 “대~한민국”을 외쳤고 응원가 ‘필승코리아’를 불렀다. 또 파도타기 응원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곧 시민들의 함성은 탄성으로 바뀌었다. 후반전 한국 선수의 수비가 반칙으로 인정되면서 페널티킥을 내주는 바람에 1점을 뺏긴 것이다. 실점을 넋 놓고 바라본 시민들은 아쉬워했다. 응원소리는 멎었고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다행히 한국선수들의 움직임이 살아나자 응원 열기도 다시 피어올랐다.

스웨덴의 공격을 막는 김민우의 멋진 수비가 나오면서 응원의 목소리는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대주 이승우가 교체 투입되면서 분위기는 살아났고, 손흥민이 상대 문전 앞에서 코너킥 찬스를 얻자 시민들의 함성 크기는 최고조가 됐다.

그러나 슛은 빗나갔다. 이후 공격 찬스에도 득점에 실패하면서 분위기는 점점 흐려졌다.

결국 1점차로 지고 있는 상태에서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렸고 시민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선수들을 지켜봤다.

일부 시민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고, 집에 돌아갈 생각을 잃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 본 사람들도 있었다.

어린 아들과 함께 응원을 펼친 주 모(34·여)씨는 “경기장에서 관전하는 것이 어떤지 궁금해서 찾아와 봤다. 전광판이 보기 불편하고 화질이 나쁠 줄 알았는데 밤이라 그런지 괜찮았다”며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 경기에 더 좋은 모습과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경국기자 hankk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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