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쌀보다 비싼 사료지만 우리 애가 먹을 거잖아요”

입력 2018.06.18. 17:48 수정 2018.06.18. 17:57 댓글 0개
또 하나의 가족…먹고 입는 것도 사람처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 28.1%인 593만 가구에 이른다.

가구당 2인으로 가정해도 1천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다.

이미 반려동물 시장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조 3천억원대, 올해 3조억원 대로 추산했다. 오는 2020년에는 6조원대로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 지역도 늘어나는 반려동물 인구의 수요를 맞추려 각종 반려동물 업체가 문을 열고 있다.

17일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의 ‘호야 명품 애견’ 샵.

총 120평 규모 1층엔 애견 용품, 2층엔 애견 카페, 3층엔 애견 미용실이 자리잡았다.

3년 전만 해도 수완지구 유일한 애견 샵이었으나 후발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1층 매장에 진열된 애견 용품만도 1천여종. 그 가운데는 연어나 아로니아 등 사람도 챙겨먹는 건강식 재료로 만든 사료들이 5~10만원대의 고가에 팔렸다.

최근엔 과거같은 ‘배만 채우는 대용량 사료’는 별로 팔리지 않고 사람이 먹어도 탈 없는 수제 오가닉 사료가 날개달린 듯 팔린다고 직원은 귀뜸했다.

애견카페와 호텔을 겸한 2층에서는 십수마리의 애견들이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개 크기에 따라 7천원~1만4천원을 내면 반나절 동안 애견을 맡길 수 있다.

직장인들 가운데는 집에 혼자 남겨진 애견이 외로울까 아예 출근하면서 어린이집처럼 호텔에 애견을 맡기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호텔측에서도 낮 동안 애견이 잘 지내는 모습을 찍어 견주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견주 입장에서도 가족같은 애견을 잘 돌봐주는 호텔에 1년이고 2년이고 맡긴다고 한다.

이처럼 애완견의 정서를 위해서는 나주나 담양에서 찾아오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는 손님들도 있다고 전했다.

애견 미용도 목욕·이발 수준을 벗어나 사람과 똑같은 비용을 받은 지 오래다.

목욕비용은 소형견 1만5천원부터 대형견 3만5천원에 달하고 컷트도 6만원부터 10만원까지 이르며 반려견의 피부 건강을 위한 미세탄산 마사지 서비스도 생겼다.

담양에는 애견을 위한 수영장도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담양 애견운동장 포독은 애견들이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다.

특히 10만 평 규모 녹지에는 뜀틀처럼 강아지들을 위한 놀이기구가 다양하게 구비돼 있고 강아지용 등산로도 조성돼 있으며 애견 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다.

주인들은 캠핑존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는 동안 애견들은 자유롭게 뛰놀 수 있어 주말이면 50~60팀이 찾고 전남 뿐만 아니라 포항이나 충청도에서도 찾아오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는 애견을 위한 장례식업체도 2년 전부터 문을 열었는데 제주도에서 애견 장례를 위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사물인터넷(IOT)와 만난 애견 제품도 있다.

평동산단 입주업체인 신성테크는 견주의 스마트폰과 연계돼 사료를 먹는 애견의 모습을 원격으로 볼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반려동물 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관련 학과 입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에 유일하게 애완동물학부가 존재하는 동아보건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입학생 수는 50% 가량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보건대학교 애완동물학부 김철 학과장은 “서울의 경우 원장이 수십명씩 되는 24시간 동물병원이 문을 여는 등 애견 산업의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며 “통계를 보면 애완동물을 위해 1달에 13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면서 전문적 인력들도 계속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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