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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김희태 전 감독 ˝박지성, 은퇴 아쉽지만 韓축구 위해 더 큰 일 해주길&q

입력 2014.05.14. 17:53 댓글 0개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33·PSV에인트호벤)을 키워낸 허정무(59)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희태(61) 김희태포천축구센터 이사장(전 명지대 축구부 감독)이 제자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성은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박지성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수많은 업적을 쌓아온 박지성은 프로 데뷔 후 14년 만에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됐다.

박지성은 오는 22일(수원월드컵경기장)과 24일(창원축구센터) 수원삼성 그리고 경남FC와 각각 친선전을 갖는다. 에인트호벤 소속으로 뛰는 이 2경기가 박지성의 고별전이 된다

박지성의 은퇴 소식에 누구보다 큰 아쉬움을 나타낸 이들이 있다. 은사인 허 부회장과 김 이사장이다.

허 부회장은 2000시드니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1999년, 당시 명지대 1학년생이던 박지성의 재능을 알아보고 대표팀에 발탁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때는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박지성과 또 한 번의 인연을 맺었다.

허 부회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지성이 은퇴를 하게 돼)정말 아쉽다. 아직은 더 뛸 수 있을 것도 같고 솔직히 K리그에서도 조금은 활약해 주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의 의견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지성이는 그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다. 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지금까지 한국에 지성이 같은 스타는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명문 클럽에서 7년을 뛰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역에서는 은퇴를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며 "앞으로 지성이가 한국 축구를 위해 더 큰 일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오전 박지성과 직접 통화를 한 허 부회장은 "은퇴의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몸 상태였다"며 "지금 당장 경기를 뛰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 경기력이 살아있을 때 박수를 받으며 은퇴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얘기를 듣다 보니 지성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고 설명했다.

박지성과의 첫 만남도 떠올렸다.

허 부회장은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명지대와 연습경기를 했는데 지성이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김희태 당시 명지대 감독에게 지성이와 일주일만 같이 훈련을 해보고 싶다고 요청했다"며 "함께 생활을 해보니 지성이는 상당히 지능적인 선수였다. 체격은 왜소했지만 축구 센스가 뛰어났다. 재능을 지닌 선수가 엄청난 노력을 했기에 지금의 성공이 있는 것"이라고 애제자를 치켜세웠다.

명지대 당시 박지성을 지도했던 김 이사장 역시 박지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현역으로 더 뛰었으면 했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박)지성이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하지만 무릎 상태가 생각보다 더 좋지 않은 것 같다. 멋진 모습으로 은퇴를 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이다.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경기장에서 서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남들보다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했다. 이런 모습은 대학 시절에도 그대로였다.

김 이사장은 "지성이는 협동 플레이를 굉장히 잘했다. 전술적으로 뛰어난 선수였다"며 "배려심도 남달랐다. 대개 대학 선수가 올림픽 대표에 발탁되면 숙소에 돌아온 뒤 일을 잘 안하려고 하는데 지성이는 먼저 물도 챙기고 볼도 날랐다. 인성이 정말 좋았다"고 회상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많은 팬들은 은퇴 후 그가 보여줄 제2의 축구인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승인 김 이사장도 같은 마음이다.

김 이사장은 "지성이는 축구 공부도 많이 했고 외국어도 잘한다. 지도자가 될 수도 있고 축구 행정가로서도 활약할 수 있다"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선수 시절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였던 만큼 지성이는 무슨 일이든지 잘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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