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선조들이 일군 나라…죽을때까지 나라위해 투표하겠다”

입력 2018.06.13. 19:08 수정 2018.06.13. 19:13 댓글 0개
6·13 지방선거 투표소 이모저모
오기호 선생 후손들

■독립운동가 오기호선생 일가족 “투표는 당연”

“한번도 투표 빠진 적 없어요”

13일 오전 지방선거 투표장 중 한 곳인 광주 서구 치평동 전남중학교 투표소.

한눈에 보기에도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 투표장을 나오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우리 지역 독립운동가 오기호 선생의 증손자와 손자며느리다.

특히 손자며느리인 김진숙(93·여)씨는 1948년 초대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 선거 이래로 투표를 빼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어려운 시절 먹을 것이 없어도 투표는 꼭 하곤 했다”며 “요즘처럼 투표하라고 나라에서 편하게 해주는 데 투표를 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인 오문성(70)씨는 “투표날마다 어머니께서 투표하러가자고 먼저 재촉하신다”며 “증조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독립운동에 투신한 명예로운 집안의 후손으로 나라를 위한 소중한 한표를 어떻게 버릴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강진 출신인 오기호 선생은 을사조약을 막으려 지사들과 함께 열강과 일본을 오가며 외교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끝내 을사조약이 강제 체결되자 을사오적 암살 계획을 세웠으나 계획이 탄로나 동료들이 검거되자 본인도 자진 출두, 유배됐으며 향후 나철과 대종교를 창시했다.

아들인 오원석 선생도 강진에서 소작쟁의를 주도하며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옥고를 치렀다.

김씨는 “첫 투표를 하던 그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면서 “죽을 때까지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한표를 나라를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 ‘2차투표 않고’ 떠난 유권자들 많아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1차 투표수가 2차 투표수보다 많은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최대 8장의 투표용지를 2차례에 나눠 교부됐다. 1차에는 교육감 선거, 시·도지사 선거, 구·시·군의 장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해당 선거구민에 한함)의 투표용지를 받았다.

2차에는 지역구 시·도의원선거, 지역구 구·시·군의원선거, 비례대표 시·도의원선거, 비례대표 구·시·군의원선거의 투표용지가 주어졌다.

2차 투표지를 받지 않고 1차 투표만 하더라도 유효표로 인정됐으며 몰리는 인파와 개인사정 이유로 1차 투표만 하고 투표소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투표소 관계자들은 2차 투표 방법을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했지만 1차 투표 후 발길을 돌리는 시민을 잡을 도리는 없었다.

틈틈이 1차 투표수와 2차 투표수를 확인했지만 정산할 때마다 투표수 격차는 조금씩 커져갔다.

대부분 투표소의 2차 투표수는 1차 투표수에 비해 한 자릿수 가량 적었다.

■“여기가 내 투표소가 아니라고?”

유권자의 거주 아파트에 따라 한 장소에서 투표소가 갈려 혼선을 빚기도 했다.

문흥1동 제4투표소와 5투표소가 자리한 북구 문흥동 문산초등학교에서는 투표소를 잘 못 찾은 유권자들의 불평이 이어졌다.

선관위가 아파트별로 각각 다른 투표소를 정한 탓에 사전에 투표소를 숙지 못 한 유권자들이 막무가내로 가까운 투표소를 찾으며 혼선이 빚어진 것.

이들은 투표 사무원의 안내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정문과 후문에 위치한 서로의 선거구에 맞는 투표소로 향했다.

■출구조사원, 무더위속 진땀 ‘뻘뻘’

문흥2동 제3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진행한 출구조사원 전 모(26 여)씨는 13일 선거시작 이후 오후 12시까지 약 200여명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까지 출구조사 응답률은 70% 정도이다”며 “젊은 유권자들의 출구조사 응답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전 씨는 출구조사 일의 애로사항 중 “야외에서 진행하는 출구조사 특성상 더위를 많이 타게 된다”며, “출구조사를 전담하는 리서치 기관에서 얼음물을 지급하는 등의 편의를 좀 더 신경써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흥1동 제3투표소 출구조사원들의 출구조사는 5인 1조 30분 간격 2교대로 진행됐다.

■이색투표소 ‘눈에 띄네’

레드카펫, 미디어아트.

광주지역 투표소 중 이색투표소가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동구 지산 1동 한 예식장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결혼식에서나 볼법한 레드카펫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을 맞았다.

샹들리에와 꽃 장식 등 결혼식에서 접할 수 있는 일명 결혼소품이 그대로 마련돼 있어 기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았다.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고 백남준씨의 설치작품 고인돌(1995년작)이 전시 중이다.

투표를 하러 이곳을 찾은 주민들은‘고인돌 1995’를 감상하면서 투표를 하는 ‘일석이조 ’의 효과를 만끽했다.

이곳을 찾은 유권자들 백남준씨 작품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속속 눈에 띄었다.

비엔날레관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박모씨(42)는 “세계적 예술가의 작품이 있는 곳에서 투표한다고 하니 처음에는 신기했다”고 말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유대용기자 ydy2132@naver.com

이영주인턴기자dalk14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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