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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청량리, 10억원 아파트 시대 열까

입력 2018.06.12. 06: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올해 초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크레시티 전용면적 84㎡가 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입주 예정인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 전용면적 84㎡의 분양권도 9억7000만원에 팔리는 등 집값이 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전농동 D공인중개소)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가 들썩이고 있다. 오는 8월 왕십리가 종점이었던 분당선이 청량리까지 연결되고 롯데건설과 한양이 각각 청량리 4구역과 3구역을 본격 분양하기 시작하면 이 일대 분위기는 좀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5월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해 약 3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라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하락하고 있어 이로 인한 집값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 '청량리588' 집창촌은 대부분 철거가 마무리됐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현수막이 붙은 업소 1~2곳이 눈에 보였지만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철거가 이미 결정된 지난해만 하더라도 여전히 영업하는 곳이 많아 실제 철거까지는 한참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업소들이 하나둘 철거를 시작하고 사업에 속도가 붙자 청량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 곳 청량리 4구역엔 주상복합(최고 65층) 호텔 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연면적 37만6654㎡ 규모로 지하 8층,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1425세대)·오피스텔(528실) 4개동과 백화점·호텔·사무시설을 갖춘 42층 규모의 랜드마크타워 1개 동 등 5개 초고층 건물이 올라선다.  

4구역의 길 건너편 청량리 3구역은 보성그룹 계열사 한양이 사업을 맡는다. 동부청과시장 재개발은 용두동 39-1번지 일대에서 연면적 23만4644㎡ 규모로 진행된다.

2009년 2월 시작됐지만 최초 사업권자인 금호산업이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하면서 늦어졌다. 2015년 보성그룹 청량리엠엔디가 용지를 1030억원에 매입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최고 높이 59층 건물 4개동으로 아파트 1152가구와 오피스텔, 상가 등 대형 상업시설이 입주한다.

전농동 D공인중개소는 "과거 이 지역의 분양가는 3.3㎡당1500만원대 수준이었지만 약 5년만에 2500만원대로 1000만원 가량 올랐다"면서 "최근 정부가 고분양가에 제동을 걸지 않았으면 3.3㎡당 3000만원까지 기록해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뻔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량리 일대가 '환골탈태'하면서 '동쪽의 마포'라는 별칭을 얻으며 최근 뜨고 있는 마포, 용산, 성동과 함께 '청마용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그동안 낙후된 동네 이미지와 집창촌으로 인한 슬럼화,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인해 저평가됐지만 최근 집창촌 철거와 교통망 확충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청량리의 가장 큰 호재는 교통망 확충이다.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경원선, 경춘선이 지나고 수십개의 버스 노선이 지나간다. 강남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었으나 오는 8월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이마저도 극복된다.

지난해 말에는 경강선 개통으로 강릉까지 1시간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여의도와 용산을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강남을 지나는 GTX C 노선도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2016년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면적 84㎡는 3.3㎡당 1300만~1400만원 수준으로 6억원대에 분양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6억원 후반대에서 올해 3월 9억원대까지 3억원이나 올랐다. 4월 양도세 중과 규제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이 일대의 개발이 본격화되면 10억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농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 아파트가 불과 3개월 만에 2억원이 올랐다"면서 "매주 3000만원씩 높게 불러도 매수자가 나타나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초까지 이 지역에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면서 전셋값이 3000~5000만원까지 떨어지는 것은 악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대문구는 올해 2357가구, 내년 2171가구가 입주해 평균 3171가구가 들어선다.

지난달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1009가구)가 입주하기 시작해 이달부터 힐스테이트청계(764가구),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684가구)가 문을 열었다. 내년 1월에는 802가구 규모의 답십리파크자이 입주도 예정돼 있다.

아직까지는 전세값은 하락세이지만 매매가는 아직 떨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전세가율이 높은 만큼 갭투자를 한 투자자들의 경우 입주를 앞두고 자금압박을 이기지 못해 급매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보인다.

답십리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래미안 크래시티 전용면적59㎡ 1층 비확장 전세의 경우 4억원에서 4000만원 떨어진 3억6000만원까지 물건이 나왔다"면서 "앞으로 입주가 본격화 되면 전셋값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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