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보해, 우리에게도 친근한 지역기업으로 다가왔어요”

입력 2018.05.21. 17:04 수정 2018.05.21. 17:55 댓글 0개
호남대학교 경영학과 학생들, 보해양조 장성공장 방문
‘잎새주’‘매취순’‘복분자주’ 이어 ‘천년애’ 출시 예정
창업주 임광행 회장 ‘지역인재 육성’ 장학금 쾌척·나눔
지난 17일 보해양조 장성 공장을 방문한 호남대 경영학과 학생들이 역대 보해 제품을 소개받고 있다.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

장성 노령산맥의 기운을 받은 지하 253m의 개끗한 암반수는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온 보해양조(대표이사 임지선)의 핵심 재료다.

여기서 솟아난 물로 빚어진 잎새주와 복분자주같은 보해양조의 술은 지난 68년간 전국 주당들을 즐겁게 했고, 회사원들의 애환을 달랬으며 수많은 연인들의 사랑이 담겼다.

지난 17일 사랑방 취업지원센터의 중소기업탐방 프로그램으로 장성 보해양조 공장을 찾은 40명의 호남대 경영학과 학생 40명도 청춘의 동반자인 ‘잎새주’의 탄생과정을 지켜보며 눈을 반짝이고 입맛을 다셨다.

보해의 대표 소주 ‘잎새주’와 보해만의 아이덴티티인 ‘복분자’가 든 ‘복받은 부라더’의 뚜껑만 보고도 알아본 학생들은 익숙함에 절로 미소를 지었다.

‘잎새 주세요’라는 말을 유행시킨 백지영과 장나라, 장혁부터 최근 걸스데이 혜리까지 공장 복도에 진열된 역대 보해 광고는 보해가 걸어온 역사 자체였다.

보해 양조 공장 내 걸린 역대 보해 광고 포스터

주류업계 1세대였던 고(故) 임광행 회장은 해방 후 주류 도매상을 하다 1950년 목포양조장을 인수하며 보해양조를 세우고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업을 키워나갔다.

‘보배로운 바다’를 뜻하는 보해라는 이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게 보이는 바다처럼 넓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임 회장의 포부가 담겼다.

1977년에는 전통술에 관심을 갖고 매실주 제조면허권을 취득하고 ‘매취순’의 원조격인‘매취’를 출시한다.

매실주에 쓸 매실을 직접 기르려 1979년에는 해남군 산이면에 14만평 규모 보해매실농원을 조성했다.

황토가 좋고 해풍을 맞은 청매실을 5년간 숙성하는데 덕분에 ‘매취순’은 황금빛 색깔과 짙은 향으로 눈으로 한번, 입으로 또 한번 마신다는 평가다.

매실 생산지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이며 매화가 피는 3~4월에는 일반인에 개방되는데 이미 관광명소로 인기를 명성이 높다.

무사카린 보해소주와 보해골드, 김삿갓, 매취순, 곰바우, 천년의 아침, 보해 복분자주, 부라더 소다, 잎새주는 등장할 때마다 시장의 관심을 끈 히트상품이었다.

2002년 출시된 ‘잎새주’는 두말할 것 없는 보해의 대표선수다.

캐나다산 메이플 시럽을 넣어 맛과 품질을 모두 잡았고 이는 지난 2010년 6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한 전통주 품평회에서 금메달을 수상으로 그 수준이 입증됐다.

특히 달달한 복분자주는 남녀노소 사랑을 받으며 국내 복분자주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며 세계 20개국에 수출되는 등 보해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상품이다.

보해양조는 술뿐만 아니라 남다른 지역사랑으로도 취하게 한다.

임광행 회장은 지역이 발전하려면 인재가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1981년 보해장학회를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광주·전남 지역 학생 3천551명에 총 34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며 꿈을 응원했다.

지속적인 장학활동으로 1992년에는 국민유공자 포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지역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젊은잎새 봉사단’도 열심히 땀흘리며 12년간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23기 봉사단이 활동하며 누적 활동인원만 1천300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5·18민주화운동, 세월호참사와 위안부 소녀상 등 우리 사회 아픈 역사를 추모하는 공간을 기획하려던 지역 대학생 전경훈(26)씨를 후원, 조선대에 ‘기억의 계단’을 조성했다.

지역 대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목포대와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제 보해는 68년의 역사를 발판으로 100년 미래를 꿈꾼다.

임지선 대표는 ‘아홉시반’과 ‘부라더’ 개발을 주도했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도 나선다.

전라도 정도 1천년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주 ‘천년애’를 시도민과 함께 공모형으로 만들었다.

1천 300명이 참여한 맛테스트로 맛을 정했고 이름-디자인은 6천여명이 참여해 결정했다.

출시 이후 병당 판매 수익금 일부를 지역인재들을 위해서 기부하기로 했고 또 사외이사로 제작에 참여한 유시민 작가와 다음달 정식 출시 행사를 갖는 등 기대를 주고 있다.

보해양조 홍보팀 양세열 프로(가운데·보해는 팀원들을 프로라는 호칭으로 통칭한다)가 학생들에게 풀시를 앞둔 '천년애'로고 디자인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보해를 찾은 학생들은 평소 마시던 술 한잔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삶의 터전인 광주·전남과 함께 해 온 역사에 경이를 느끼기도 했다.

3학년 박현기(25)씨는 “평소에는 지역 업체의 제품이라는 인식을 거의 하지 않고 술을 마셨는데 보해의 성장이 지역에 선순환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보해제품 이용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 술을 마실 때 생각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학생들 중에는 집안 대대로 보해 술만 찾는다는 매니아도 있었다.

2학년 최현영(25)씨는 얼마 전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주 공모에 참여할 정도로 보해에 애정이 깊다.

이날도 기자에게 눈을 반짝이며 보해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최씨는 “가족들 모두 잎새주가 최고라며 엄지척을 하며 잎새주만 찾고 나는 복받은 브라더를 가장 좋아했다”라며 “젊은 세대에 끊임없이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하며 친근한 이미지가 각인되길 바라고 있다”며 보해의 앞날을 응원했다.글·사진 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