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 모두가 눈시울

입력 2018.05.20. 18:09 수정 2018.05.20. 18:11 댓글 0개
빗줄기 속 드라마 같았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 총리 기념사중 울컥·창현군 시네라마에 눈물바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기존의 딱딱함 대신 박수와 눈물이 가득한 한편의 드라마가 지난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펼쳐졌다.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 민주화운동 제38주년 기념식이 엄수됐다.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헌화·분향에 이어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장의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합창단의 공연, 기념사, 추모의 나비 날리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5·18을 주제로 제작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주인공 김꽃비와 김채희씨가 기념식 진행을 맡았다.

이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최근 5·18의 숨겨졌던 진실들이 새로운 증거와 증언으로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제정된 5·18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위원회가 9월부터 가동되면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고 아무런 의혹도 남기지 않고 진실을 완전히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 서두에 울컥하며 일시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붉어진 눈시울을 뒤로 한 채 이 총리는 기념사를 이어갔다.

이 총리는 “광주는 역사를 외면하지 않았고 역사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광주는 옳은 일에는 기쁘게 앞장섰고, 옳지 않은 일에는 기꺼이 맞섰다”며 “그날은 쉽게 오지 않지만 반드시 온다는 것을 믿는다. 5·18 이후 38년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기념식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진행됐다. 평화의 역사, 민주주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5·18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되새기기 위한 시간이 마련돼 모두의 눈시울을 붉혔다.

5·18 당시 행방불명된 이창현군(당시 8세)을 38년간 찾아다닌 아버지의 사연이 뮤지컬 배우의 재연과 영상, 내레이션 등이 가미된 ‘시네라마’로 소개됐다.

“올해 기념식이 아들의 제사 같다”고 말하는 이귀복(82)씨의 등장에 계엄군의 만행을 촬영해 해외에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헌트리·피터슨 목사 가족도 함께 울었다.

기념식의 마지막은 지난해에 이어 광주시립합창단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이뤄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꼭 붙잡은 손은 마치 38년전, 1980년 5월 군부 독재에 맞선 광주시민을 떠올리게 했다.

유대용기자 ydy2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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