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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여전히 살얼음판…민간 대북 여론 관리 고심

입력 2018.05.17. 07:57 댓글 0개
대북전단·탈북인사·집단탈북 등 곳곳 변수
남남갈등·한미균열 예방 신중 대응 필요
【파주=뉴시스】고승민 기자 = 북미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에 대해 전세계 관심이 높아진 9일 오후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상에 위치한 판문점에서 JSA 경비대대원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한 미국 여군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청와대는 이날 북미회담 장소가 평양이 되지는 않고 판문점이나 제3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날 평양을 방문중인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억류 미국인 석방 조치와 북미정상회담 시기 및 장소를 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전세계가 한반도를 지켜보고 있다. 2018.05.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남북이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한반도 비핵화 및 불가침 원칙을 확인하며 판문점선언을 채택했으나, 아직 곳곳에 변수가 산재해 있다.

북한의 이번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통보는 남북 간 체제의 다름에서 기인한 오해와 갈등이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여정에서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는 현실을 재차 확인하게 해준 사례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훈련이 자신들에 대한 공중선제타격과 제공권장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남북 장관급 고위급회담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0시30분께 판문점 채널로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냈다.

북한은 고위급회담 중지 통보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남·북·미 3국 간 해빙 무드 속에서도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가라앉지 않은 데 따른 불만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남조선당국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북 활동 탈북민의 전단 살포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공개 활동을 겨냥한 입장이라는 관측이다.

남북은 판문점선언에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 차원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중지해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남북 모두 군사분계선 상의 확성기 관련 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그러나 대북 전단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대북 전단 활동은 기본적으로 민간의 영역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자제 요청과 단속 엄포를 놓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판문점선언 채택 이후 일부 민간단체가 수차례에 걸쳐 대북 전단 살포를 시도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에서는 정부 당국과 민간의 영역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보잘것없는 쓰레기들의 난동을 용납한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과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 리민복을 비롯한 인간쓰레기들이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 발광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동시에 "남조선당국은 지금이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인간추물의 무분별한 난동을 묵인조장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책임을 물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핵실험장 폐기 외신 초청은 쇼맨십', '김정은은 즉흥적이며 거친 성격' 등의 평가를 냈다. 북한은 이에 대해서도 "남조선당국이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하는 놀음을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최근 2년 전의 중국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이 기획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북한 측이 다시금 이들에 대한 송환 요구를 해올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원칙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또한 이러한 기조 하에 이번 상황을 대응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당초 계획대로 공중연합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통일부 또한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남북이 조속히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

무엇보다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남남갈등이 커지고 한미 간 공조가 이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상황 관리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장하며 북측에 '다름'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대해 당당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대신 물밑으로 북측과 소통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이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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