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어벤져스와 독과점

입력 2018.05.15. 17:26 수정 2018.05.15. 17:32 댓글 0개
박석호의 약수터 무등일보 경제부장

최근 개봉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인 ‘어벤져스3:인피니티 워’로 한 영화가 전체 스크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지난 주말 1천만명을 돌파한 이 영화의 개봉관 수는 지난 2017년 개봉한 ‘군함도’를 넘어선 사상 최대인 2천553개를 기록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지나칠 정도로 스크린 수를 많이 편성해 다른 영화를 볼 관객의 권리를 박탈했다는 지적과 많은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상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반론이 뜨겁게 맞서고 있다. 이런 스크린 독과점이 가능한 것은 국내 영화시장을 몇몇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3대 멀티플렉스는 국내 스크린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독과점’(獨寡占)은 어떤 상품의 공급에 경쟁자가 하나도 없거나 한 회사가 시장 점유율을 50퍼센트 이상 차지하는 독점과 경쟁자가 있지만 셋 이하의 회사가 시장 점유율의 75퍼센트를 차지하는 과점을 합친 경제용어다. 쉽게 말하면 마땅이 있어야 할 경쟁이 없거나 모자란 시장 결여 형태를 말한다. 독과점은 스크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와 경제, 문화, 체육 등 우리 사회 어디에도 존재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독과점은 자유시장 경제에서 나오는 필연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들이 많이 구입하다 보면 특정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독과점의 폐해는 심각하다. 불완전 경쟁시장 아래에서는 누군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과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상품 공급자 한두명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을 올린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독과점 기업이 의도적으로 폭리를 취할 수 있다.

실제로 독점이나 과점일 경우에는 완전 경쟁 상태보다 가격이 높아진다. 통계청 자료에 다르면 최근 5년간 음료와 주류, 영화 등 독과점이 이뤄진 분야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고 한다. 물가인상 요인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독과점 문제가 중요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높다. 또 독과점 기업이 타 경쟁기업을 몰아내 경쟁을 제한하고 이로 인해 결국 소비자의 권익을 해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헌법 119조 2항에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지난 1980년 12월31일 제정됐다. 공정거래법의 공정한 집행으로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욕심쟁이’ 독과점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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