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진실규명에 다가갈 기록물, 철저히 발굴·조사할 것”

입력 2018.05.09. 18:34 수정 2018.05.09. 18:36 댓글 0개
양라윤 5·18기록관 연구원
‘5·18 미공개 영상기록물 상영회’ 1980년 광주 72분간 생생히 담아
외곽 차단로·망월동 시신 안장 모습 등 담겨… 역사적 가치 매우 높아
38년 만의 개봉, 법률·기술적 절차만 한달… “언제든 발굴·공개 최선”

“진실규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어떤 기록물이든 발굴·공개할 것입니다. 이번 상영회가 또 다른 제보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양라윤 5·18기록관 연구원은 9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에서 ‘5·18민주화운동 미공개 영상기록물 상영회’를 마친 후 이같이 말했다.

38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번 영상기록물은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 연구원은 “이번에 공개한 영상기록물은 16㎜ 흑백필름으로 총 3개의 롤로 72분 분량이다”며 “첫 번째 롤 앞부분 10분 가량만 현상이 돼있고 나머지 뒷부분은 현상이 되지 않은 음악 필름 형태였다. 디지털 변환을 거쳐 오늘 공개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신 기자들이 촬영한 자료 외에는 5·18 영상기록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1980년 5월 20일부터 6월 1일까지 광주의 모습을 담은 이번 영상기록물 수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당시 모습들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다 광주 외곽을 비롯, 지금까지 사진으로만 확인됐던 망월동 시신 안장 영상 등이 담겨 역사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양 연구원을 비롯한 5·18기록관은 이번 영상기록물 공개를 위해 애써왔다.

필름 확인 후에도 법률·기술적 절차를 끝내기까지 한달여가 소요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익명의 수집가로부터 5·18 영상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누가 촬영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필름을 확인한 후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이 저작권 등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었다. 38년 만에 처음 공개된 필름이기 때문에 초산화 현상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해결하는데 한달여가 걸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정 가치, 디지털 전환 가능성 등을 전문기관에 평가받은 후 올 3월에 매입했다”며 “38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먼지나 흠집 등 손상이 있었다. 한국영상자료원과 협조해 한달간 보정·변환 작업을 거쳐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기록물 발굴을 통해 5·18 진실규명에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원은 “38년이 지났지만 오늘 영상물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처럼 아직까지도 공개되지 않은 관련 기록물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진실규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자료라면 체계적으로 수집·발굴하고 연구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상영회가 시민제보 확대로 이어져 추후 다른 기록물 공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유대용기자 ydy2132@naver.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