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27년 된 지방자치를 제대로 바꾸려면

입력 2018.05.08. 16:42 수정 2018.05.08. 16:47 댓글 0개
김나윤 법조칼럼 변호사(김나윤 법률사무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지방자치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7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중앙집권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드루킹 사건이나 남북 정상회담에는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정작 6·13 지방 선거에는 관심 밖이다. 아니 그냥 애써 눈을 감는지는 몰라도 내 주변 단체장이나 의원이 누가 나왔는지 조차에도 관심이 없다. 오죽했으면 지방 선거에 지방이 사라졌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사실 지역 문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방의 문제가 중앙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지역 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이 무엇을 하는지 도통 관심이 없다. 그런 무관심에 편승해 준비 안 된 인물들이 자치 단체장과 의원으로 자리 잡고 정당의 보호막 아래서 정치를 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견제 장치 없는 지방 자치단체장은 지방의 제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단체장의 인사권을 독점해 얼마든지 자기 사람을 측근으로 만들 수 있다. 경쟁 없는 임용과 승진은 제왕적 자리를 굳히는데 활용될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여기에 예산 편성권을 거의 독점 하다시피 하니 무소 불위의 힘에 날개를 달게 된다. 지방의회가 견제 한다고는 하나 거의 대부분 단체장이 편성하면 예산 삭감 시늉이나 할 뿐 무사통과다. 지방의원들은 예산 보다는 의원 지역구 사업에 관심을 쏟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그러니 오래된 단체장일수록 인사나 예산에서 더 공고한 지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견제는 없고 오직 살아남을 궁리만 하는 공무원에다 승진 인사에 목을 맨 공무원의 충성경쟁이 겹쳐져 작은 왕국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 통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단체장은 지방 토착세력과 결합해 각종 개발 정책을 쏟아 낸다. 이때 타당성 조사 같은 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 하니 27년 된 지방자치가 무용론에 시달리게 되는 배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해묵은 지방정부의 적폐를 해소하는 데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정치적 소양을 갖춘 각 분야의 전문가를 지방의원에 진입시키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지방정부를 효율적으로 견제 하도록 해야 한다.

사실 지방정부의 적폐가 쌓인 데는 지역민의 무관심과 함께 선거에서 정당이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는데 실패한 책임도 크다. 지역에 새로운 인물이 뭔가 바꿔보려 해도 유권자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새로운 인물이 등장 할 수 없는 구조다. 정당도 새로운 인물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에게 돌아 온다. 말로는 지방시대라 하지만 제대로 된 지방정부나 의회를 갖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헛구호일 뿐이다. 지금처럼 무관심이 이어지는 한 불행한 지방시대는 끝낼 수 없다. 지역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끼리 끼리 해먹는다고 비난만 늘어갈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 분권개헌시대를 선언하고 새로운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번 6·13 지방 선거 야말로 지방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갈 절호의 기회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우리 주민스스로 어떤 결심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깨어 있는 주민이 많을 때 비로소 걸 맞는 지방 정부와 의회가 만들어 진다.

흔히 ‘지방자치를 민주주의 학교’라고 한다. 주민은 선거라는 학습을 통해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배우게 된다는 뜻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방선거를 통해서 동네 민주주의를 실현 한다는 사실이다. 복지, 환경, 교육 등 지역 밀착형 생활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함으로써 주민 참여를 높이는 생활중심 정치 활동의 출발이 지방 선거다. 그런 면에서 6·13 선거는 새로운 지방 자치시대를 여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제대로 된 지방정부와 의회를 구성해 성큼 다가온 지방 분권시대에 대비 해야 한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인물들이 27년 된 지방자치를 크게 바꾸었으면 한다. 우리가 소망하는 진정한 지방자치는 깨어있는 주민이 완성한다는 것 잊지 말자. 우리에게 아직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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