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입력 2018.05.03. 17:44 수정 2018.05.03. 17:51 댓글 0개
김현주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사회에디터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제7회 전국 지방선거가 4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군이 추려지면서 어쩐지 맹렬했던 선거전의 맥이 풀린 듯하다. 이들 외에도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선거도 함께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의 관심은 한쪽으로 치중된 듯하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광역·기초의원들은 선거가 임박해질수록 ‘발로 뛰는 홍보’에 몰두하고 있다. 직접 선거구를 돌아다니며 시민 한명, 한명을 만나 자신을 소개하고 공약에 대한 설명하는 것 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후보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나마도 재선에 도전하는 후보자의 상황은 조금 낫다. 정치판에 첫발을 내딛은 후보들은 저마다 내세우고 있는 공약은 커녕 이름 석 자 알리기조차 버겁다. 하물며 이들이 꺼내놓은 공약에 대한 설득력을 얻기란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분서주하는 이들의 모습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에 앞서 유권자들의 관심도 요구된다.

바닥 표심잡기에 나선 이들을 보면서 나태주 시인의 ‘풀꽃’ 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해당 시에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그저 풀에 지나지 않을 지라도 자세히 보면 예쁜 꽃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이다. 술자리 단골 안주거리로 씹히는 것이 바로 정치이야기로 우리 생활과 밀접하지만 정치인을 뽑는 선거에 대한 관심은 ‘큰 인물’이나 ‘특정 정당’에 치중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선거를 40여일 남기고 있는 현재 지역의 선거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방선거는 지역민을 대신해서 진정으로 일할 일꾼을 가리는 시험대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선택에 있어 신중이 요구된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필요한 물건일 지라도 그 존재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는 것처럼 지역일꾼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만이 후보자들의 참 모습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지역민의 손과 발을 대신할 일꾼을 뽑는 일이라면 더욱 그 후보자의 됨됨이를 살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지역일꾼의 임기는 4년이다. 그 기간 동안 지역민은 물론 지역의 미래에 직접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후보자 각자가 내세우고 있는 공약에 대한 관심과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물론 광역·기초의원들의 행보도 달라져야 한다. 매년 지역민의 머슴을 자처하며 열심히 일할 것을 약속해 놓고 당선 이후 돌변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숱하게 봐왔던 터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당선만을 쫓아 이당, 저당 옮겨 다니는 것은 물론 소속 정당의 공천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지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제는 지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몸가짐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선거가 임박해 온 만큼 다시 한 번 지역민의 머슴이 될 각오를 다져야 할 듯싶다.

지방선거의 꽃은 광역단체장이나 지자체장이 아닌 지역일꾼을 뽑는 ‘광역·기초의원’이 돼야 할 것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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