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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입력 2007.06.15. 09:57 댓글 0개
추천맛집 - 금남로 생선구이집 ‘인촌’



광주 금남로 5가 옛 현대예식장 맞은 편 먹자골목에 ‘인촌(주인 이홍연)’이라는 생선구이집이 있다. 고등어·삼치구이가 주메뉴. 날마다 싱싱한 생선을 들여온다.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는다. 잠시 물을 뺀 다음 간을 한다. 실내온도 25도 이상 되면 생선은 상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오래 놔둘 수 없다.

날씨에 따라 물기가 잘 빠지기도 하고 덜 빠지기도 한다. 생선이 두툼하기도 하고 얇기도 하다. 이런 상태를 가늠해서 손에서 빠져나가는 소금양을 조절한다. 소금양을 조절하는 데는 구운 뒤 생선을 간장에 찍어 먹는 것도 감안해서 삼삼하게 간을 쳐야 한다.

점심시간이면 30분 만에 대략 100인분 정도의 주문이 밀려온다. 삼치는 50마리. 고등어는 100마리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순식간에 많은 양의 구이를 해내려면 구워내는 사람이 일에 지치지 않고 불을 제압해낼 수 있을 정도 기력이 있어야 한다. 건강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맛있는 이유와 같다.

‘자, 시작한다’ 하고 호흡 가다듬고 청홍빛으로 발갛게 달궈진 참숯불 위에 석쇠를 올린다. 웬만한 사람들은 들면 손목이 아플 정도로 크고 무거운 석쇠다. ‘치이익’ 잘 달궈진 석쇠와 생선이 만나는 소리. 이 때가 생선에서 기름이 스며나는 순간이다. 더 이상의 수분 방출을 막아주고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다. 따라서 이 소리에 이상이 생기면, 즉 불의 세기가 약하면 생선맛이 떨어진다.

이집이 참숯불로 구이를 하는 이유이다. 아무래도 가스불은 화력이 꾸준하지 않다. 삼치는 2인분에 1마리, 고등어는 1인분에 한마리. 밥상이 차려진다. 생선구이는 특별하게 강력한 맛으로 입안을 마비시키는 음식이 아니다. 음미하듯 차분하게 먹는 맛이다. 밑반찬들도 마찬가지. 화학조미료나 다시다 쓰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게 ‘촌스럽게’ 차려 내놓는다. 밑반찬 한 가지라도 우리 옛맛을 지켜가려는 주인의 마음이 들어있다.
▲차림: 고등어구이 4천500원. 삼치구이 5천원 (돼지고기도 있음)
▲주소: 동구 금남로5가 205번지 (옛 현대예식장 맞은편 먹자골목) 
▲전화: 062)234-3389
글 = 광주드림 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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