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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흑자 전환했지만'…대우건설, 해외부문 부진 등 우려 지속

입력 2018.04.26. 16:28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대우건설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을 향해 한 발짝 내딛었다.

하지만 그동안 대우건설의 수익 구조가 국내 주택건설 부문에서 낸 이익으로 해외에서 낸 손실을 메우는, 기형적인 형태였다는 점에서 우려는 말끔히 걷히지 않고 있다.

해외 수주 부진에 악성 사업장에서 나온 손실까지, 해외 부문의 이중고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기업가치 제고와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라는 근본적인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26일 영업 실적(잠정) 공시를 통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82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1515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 에프엔가이드 기준 1357억원을 34.1%(463억원) 웃도는 수준으로, 당기순이익도 1114억으로, 전분기(-1539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작년 1분기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211억원보다 17.7%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1919억원) 대비 41.9% 줄었다.

문제는 해외 부문의 부진이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해외 사업장에서 생긴 손실을 국내 주택시장에서 쌓은 이익으로 상쇄하는 영업행태를 보여 왔다.

총 매출에서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매출총이익'을 보면, 대우건설은 2016년 국내 부문에서 1조1375억원을 기록하고도, 해외 부문에서 1조676억원의 손실을 내 이익을 도로 토해냈다. 지난해 역시 국내 부문의 매출총이익은 1조1530억원을 기록했으나, 해외 부문에서 4225억원의 손실을 내며 이익을 깎아먹었다.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은 2783억원(10.5%)로, 지난해 같은 분기 3095억원(11.7%) 대비 낮아졌다. 특히 일감의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나오는 토목분야의 매출총이익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위축과 맞물려 357억원에서 108억원으로 줄었다.

해외 일감도 줄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4조9403억원어치의 해외 일감을 확보하는 데 그쳐 전분기 5조144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악성 해외 프로젝트에 시달려온 탓에 수익성 위주로 보수적인 입찰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수주잔고는 답보상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청약 시장이 열기를 더하며 국내부문의 수주잔고는 작년 말 25조2205억원에서 25조781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해외 시장 수주잔고는 5조1449억원에서 4조9403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초 쌍용건설과 함께 수주한 싱가포르 병원 공사를 통해 아시아 지역 수주잔고가 9171억원(17.8%)에서 1조1730억원(23.8%)으로 늘었지만 나머지 지역은 모두 부진했다.

특히 대우건설 해외 일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동 지역 잔고가 53%에서 48.5%로 감소했다. 금액을 기준으로는 2조7267억원에서 2조3962억원으로 12.1% 줄었다.

또 부채비율이 작년 말 285.3%에서 올해 1분기 332.9%로 증가하고, 같은 기간 회사 재무상태에 부담을 주는 미착공 PF 잔액도 966억원에서 1572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재무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여전히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어렵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재무적 투자자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으로부터 지난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래 올해 초까지 4차례나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고재무책임자(CFO)를 보내 회사 경영에도 참여시켰지만, 사장 공모전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만 일었다. 주가 상황도 인수 당시 1만2000~3000원 하던 주식이 이날 현재 5000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사장 공모를 진행 중이며, 6월께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측은 "상반기 중 신임 CEO 체제가 구축되면 중장기적 전략수립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올해에도 2만6527세대의 주거상품을 공급하며 활발하게 분양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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