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故 앙드레 김 '웨딩드레스 패션쇼' 재현
입력 2018.04.26. 15:51 댓글 0개【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웨딩드레스’는 여성의 꿈과 환상의 상징이다. 인륜지대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히는 결혼식을 위해 짧은 순간 강렬하게 존재하는 마치 신기루같은 옷이다.
'혼족 시대'가 되면서 '웨딩드레스' 주가는 더욱 높아졌다. 빠르게 급변하는 현시대속에서 여전히 '꿈 같은 옷'으로 여성들을 아련하게 만드는 '웨딩 드레스'를 원 없이 볼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미술관은 5월 1일부터 국내외 작가 3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기획전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Dear My Wedding Dress)'를 펼친다.
전시는 여성들의 꿈과 환상이 담겨진 ‘웨딩드레스’를 주제로 ‘결혼’에 대한 낭만과 동시에 가부장적인 제도 뒤에 숨겨진 여성들의 삶,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잊고 지냈던 ‘꿈’의 가치를 재발견하자는 취지다.
제 1 전시실부터 제 3전시실까지 약 700평 규모에서 진행되는 이 전시는 서울미술관 개관 이래 최대 규모 전시다. 특히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추모 전시를 함께 열어 그가 생전 아꼈던 웨딩드레스 컬렉션과 미공개 자료 대거 소개한다.
전시는 총 12개의 섹션으로 선보인다. 각각의 전시 공간에는 12명 여성의 이야기와 웨딩드레스, 대만, 러시아, 스페인, 터키, 한국 등 국내외 작가 30명의 현대 미술 작품 100여점을 소개한다.
전시 Part 1의 '12명의 신부 이야기'는 12개의 방으로 나눴다. 소설, 영화, 대중가요 등 여러 문화 매체에서 차용해온 가상의 인물 12명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이 여성들은 각자의 인생과 결혼에 대한 낭만과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지만 동시에 그녀들이 겪었던 상처와 억압, 그리고 자유에의 갈망을 고백하기도 한다.
이사림, 김기수, 조이경, 어지인, 성민우, 윤영혜, 아뜰리에 마지, 문형태, 송영욱, 심경보, 조진주, 황하이신, 네자켓 에키시, 장지아, 김병관, 정현동, 하비에르 마틴, 이명일, 크리스티나 마키바, 금기숙, 최경문, 구성연, 이수정, 전강옥, 로리킴, 김한나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 part 2는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1935!2010)의 추모 전시로 꾸몄다. 'Show must go on by 앙드레 김'을 타이틀로 앙드레김의 패션쇼장을 그대로 재현했다.
생전 앙드레 김은 “미술 작품을 구입하지는 못하더라도 미술관에 그림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제 작품은 입지는 못하지만 쇼윈도에서, 패션쇼에서 그것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상에는 꿈과 환상이 있어야 해요. 왜 꼭 입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반문하며 자신만의 신념을 드러낸바 있다.
이 공간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패션쇼는 앙드레 김이 일생을 바쳐 바라왔던 ‘꿈’이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상징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외로운 예술가이자 패션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며 평생을 걸고 이룩하고자 했던 ‘꿈’의 경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한편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전은 특정 사조나 양식, 장르에 매몰되지 않고 현대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는 한편, 즐겁고 편안하게 예술 경험을 할 수 있게 기획한 점이 돋보인다.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들로 꾸며진 포토존 ‘디어 마이 드레스룸’, 야외 테라스 카페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휴게공간도 마련했다. 다소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 전시의 장벽을 허물고 감상자가 자유롭고 즐겁게 쉼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서울미술관 경영 철학이다. 매일 4회 정규 해설이 진행된다. 원하는 시간에 눈높이에 맞는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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