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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승리 매진" 朴 "최대 피해자"

입력 2018.04.25. 11:28 수정 2018.04.25. 11:37 댓글 0개
박혜자 전 의원과 송갑석 이사장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결정 방식이 돌고돌아 결국 경선으로 확정됐다.

한달 가까이 갈지(之)자 행보 끝에 손바닥 뒤집 듯 후보선출 방식을 변경한 것이어서 중앙당의 오락가락한 행보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6·13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구갑 재선거 후보를 박혜자 전 의원과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 간 양자 경선을 거쳐 확정하기로 25일 최종 결정했다. 경선은 27~28일 양일 간 권리당원 100% ARS 투표로 진행된다.

백혜련 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성단체들이 여성 의무공천을 많이 주장했기 때문에 박 전 의원에 대한 전략공천을 고려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사정이 있어 논의 끝에 경선으로 결정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여러 사정'은 전략공천에 대한 송 후보의 반발과 촛불집회로까지 이어진 지역 내 반발을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잠잠하던 광주 서구갑이 도마위에 오른 건 지난달 28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후보 공모에 나선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 전남 영암·무안·신안과 달리 서구갑을 공모에서 제외하면서부터다. '전략공천을 염두하고 공모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 시작했고, 의혹이 반발로 번지자 당은 뒤늦게 공모지역에 포함시켰다.

그렇게 양자 경선으로 흐르던 분위기는 지난 18일, 중앙당 공관위가 '서구갑 재선거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후보선출의 열쇠를 전략공천위원회로 전격 이관하면서 반발 여론이 들불처럼 번졌다. 30여 시민사회단체는 "시민 선택권을 박탈했다", 당원들은 "결정권을 빼앗아갔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성명이 잇따랐고, 빗속 촛불집회까지 강행됐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 이어 또 다시 전략공천 파동이 빚어진 셈이다. 6년 전에는 여성 2명이 나섰다가 한 명이 중도 포기하면서 박 전 의원이 자연스레 전략공천됐었고, 이번에는 박 전 의원을 염두에 둔 여성 전략공천이 추진되면서 "두 번 이나 이럴 순 없다"는 반발이 일었다.

송 후보는 "2년전 국민의당 바람에 장렬히 산화한 뒤 수년간 권토중래한 후보가 있고, 복수의 예비후보가 나선 만큼 경선을 실시하는게 타당함에도 두 번이나 같은 선거구에서 결론적으로 여성을 전략공천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결국 공관위는 이날 비공개회의 끝에 전략공천 카드를 접고 경선으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한달 새 공모 제외→공모 실시→전략공천→경선으로 오락가락한 셈이다.

이에 송 후보는 "최고위가 상식과 순리에 따라 분노한 광주 민심을 받아들였으며, 이는 광주시민과 당원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공정 경선을 통한 승리를 위해 뚜벅뚜벅 걷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의원은 "곤혹스럽다"며 "중앙당이 왜 전략공천을 하려 했고, 왜 이를 손바닥 뒤집듯 번복했는지 납득할 만한 해명과 배경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공당의 전략공천 방침이 1주일만에 급선회하면서 혼란과 사실왜곡 현상이 나타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특히 상대 후보의 거짓 주장(이중 수혜 등)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번 공천파동의) 최대 피해자는 박혜자"라고 강조했다.

한 측근도 "오랜기간 조직력을 다져오며 밑에서 죽도록 땀 흘려온 지지자들은 (중앙당 결정을) 어떤 논리로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곤혹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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