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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살린 폼페이오 인준안…상원 외교위 통과

입력 2018.04.24. 09:19 수정 2018.04.24. 09:23 댓글 0개
여유만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물밑접촉을 하며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인준안이 23일(현지시간) 상원 외교관계위원회를 통과했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에 회부된 폼페이오 내정자 인준안을 이날 찬성 11표, 반대 9표로 가결됐다.

당초 폼페이오 내정자에 비판적인 의원들이 많아 인준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켄터키)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외교위를 통과하게 됐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폼페이오 내정자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준안은 이번주 중으로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번주 표결을 통해 폼페이오 내정자 지명을 결정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오는 5~6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극비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 의사를 북측에 전달하고 정상회담 의제 등을 사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3일 서울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내정자와의 면담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김 위원장과 2박 3일간 식사를 포함해 3~4회 만났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내정자가 최근 미국의 핵심 외교 현안인 북한 문제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준안 의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폼페이오 내정자는 1925년 이후 처음으로 외교위에서 인준안이 부결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공화당은 외교위 내에서 11석을 차지해 10석의 민주당보다 1석 많지만 공화당 중진인 폴 의원이 그의 인준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폴 의원은 폼페이오 내정자가 이라크 문제 등에 있어 지나치게 강경파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설득에 나서면서 이날 폴 의원은 찬성으로 선회섰다.

폴 의원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폼페이오 내정자를 만났다. 면담 뒤에도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이날 표결 직전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 몇주 동안 폼페이오 내정자가 '이라크 전쟁은 실수였으며 이제는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때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지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한 확신을 얻은 후 그를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폼페이오 내정자에게 비판적이었던 민주당에서도 의원들이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번주 후반기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회의에서도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폼페이오 내정자가 장관직에 오르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약화됐던 국무부의 위상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백악관이 폼페이오 내정자가 낙마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설득에 나선 점도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고 있다.

조 도넬리(민주·인디애나)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내정자가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국무부를 이끌 능력이 있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조 맨친(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도 성명에서 "폼페이오 내정자가 국무부에 색다른 시각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하이디 하이트캠프(민주·노스다코타) 상원의원도 지난 19일 "폼페이오 내정자가 지명 이후 국익을 높이기 위해 국무부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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