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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 보유국 선전하라’ 내부 보도지침 내려

입력 2018.04.24. 08:44 댓글 0개
김정은 위원장, 노동당 제3차 전원회의 참석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핵실험 중단 등을 발표한 뒤 전국의 보도기관과 문학창작기관에 보도지침을 내려 북한이 핵보유국이 됐음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그 의미를 교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을 결정한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문을 이튿날인 21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사를 통해 발표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4일 뉴시스에 “북한 당국은 지난 22일 0시를 기점으로 북한의 모든 신문· 방송·출판 부문은 물론, 평양의 조선문학창작사와 각 도의 창작실에 보도 지침을 내려 보냈다”면서 "그 핵심 내용은 지난 5년 간 핵·경제 병진노선을 성과적으로 이끄신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동지의 헌신적 노고에 의해 공화국(북한)이 당당한 핵보유국으로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교육·교양 하라는 것”이라고 알려 왔다.

이 보도 지침은 또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충실하면 그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으며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선전할 것”을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핵 보유국 달성’을 선전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대외적 핵 협상을 앞두고 내부의 결속을 더욱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핵무기 완성이 김 위원장의 지도력 덕분이라고 강조함으로써 그의 대내외적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보도지침에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 포기’로 읽혀질 만한 문구는 전혀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의 조선문학창작사는 북한 문인들의 작품 활동을 통제할 뿐 아니라 생활비 지급 등도 맡고 있는 국가기관으로 회원은 12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보도기관 뿐만 아니라 문인들까지 내세워 ‘핵 보유국 달성’을 선전하는 작품 활동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 무기 완성’을 스스로 ‘역사적 사건’으로 인식해 북한의 문학창작 활동에까지 반영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여겨진다.

yun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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