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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이슈]日 내우외환 심화시킨 아베-트럼프 정상회담

입력 2018.04.21. 07:00 댓글 0개
회담 중 손 맞잡는 트럼프와 아베

【서울=뉴시스】 이번주는 지난 17~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이 국제뉴스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다.

오는 5월말이나 6월초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온 데다, 미일 간에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 "돌이킬 수 없는 코스"로 접어든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아베 총리와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이틀 동안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만일 (북미정상회담이)성공적이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면 우리는 이를 갖지 않을 것이다. 만일 회동의 결실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나는 정중하게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유연함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북한 정권과 이런 위치에 있어본 적이 없다. 아버지나 할아버지 혹은 손자 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자신의 최우선 의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를 위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무슨 일이든 다할 것이며, 이전 행정부들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 미국,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한 성공을 거두려고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잘 되기를 바라며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고 말했다.

그는 "이전 행정부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이상적으로 핵무기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대북 최대 압력의 성공적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두 개의 한국, 안전·번영·평화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 억류중인 3명의 미국인들 석방 문제를 협상 중"이라면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들의 귀국을 돕겠다고 아베 총리에게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협상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문제에 관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총리(아베 총리)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납치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 만찬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높은 열정"을 나타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만찬)테이블에 앉아 나는 그(아베)에게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들(납치피해자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함께 먼 길을 왔다. 과거 행정부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대화에 응했다고 해서 보상을 주는 것은 안된다"면서 "최대 압박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바른 길을 택한다면" 일본과 북한의 외교적 관계는 "정상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과 미사일, 납치를 포함해 여러가지 우려들에 대한 포괄적인 해결이 일어나는 것은 다가오는 역사적 미북정상회담의 근본적인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이)현 상황에서 돌파구가 되기를 강하게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 미·일간 새 무역협상 시작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문제와 관련해선 양국간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새로운 무역협상을 시작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원했던 일본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면제에는 두 정상이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새로운 협상을 준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논의할만 한 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미일 간 무역적자 규모가 너무 커서 일본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EU), 멕시코 등 대부분 미 주요 동맹국들은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면제 대상국이 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561억 달러(약 59조7184억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불균형을 줄이고 미 수출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위대한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양자 무역관계를 추구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수백억 달러 상당의 항공기를 주문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조기에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건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협상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에 더 좋은 조건이 나오지 않는 이상 TPP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양자 간 거래는 훨씬 효율적이고 수익성이 있으며 우리 노동자들에게 유리하다. 일본과의 양자 협정을 선호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베 총리와 회담 이후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TPP로 다시 돌아가길 바라지만 나는 미국 입장에서 그 협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지난해 1월 TPP를 탈퇴했다.

아베 총리도 미일 간에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새로운 무역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우리는 양국 간 경제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출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미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위해, 우리는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또 TPP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미일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을 위해 자유롭고 공정한 틀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사실상 빈손 회담에 납북자만 약속…日 언론 혹평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평가는 가차없었다. 아베 총리는 '재팬패싱' 우려 불식이라는 안보문제, 미일 무역문제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미 방문길에 올랐지만, 사실상 어느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무역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꺼리는 미일 양국간 무역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마련에 합의했다. 미국의 수입 철강 고율 관세 대상국 제외 요청도 사실상 거절당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반도 문제에서 숟가락만 겨우 얹게 된 아베 총리로서는 향후 대북 정책의 방향성을 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이라는 사학스캔들 재점화로 내각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반전을 꾀했으나 오히려 내우외환을 심화시켰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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