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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 출마 선언…정면 돌파 배경은?

입력 2018.04.19. 19:39 댓글 0개
경남도지사 출마 밝힌 김경수 의원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원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의원이 19일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예정됐던 출마선언을 돌연 취소해 불출마가 점쳐졌지만 8시간 뒤 자신의 둘러싼 의혹을 "무책임한 정치 공방과 정쟁"으로 일축하며 정면돌파를 선언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김 의원이 경남지사에 불출마할 경우 사실상 댓글 조작 연루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돼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 의원이 무너지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부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필요하다면 특검을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한 시가 급한 국정과 위기에 처한 경남을 더 이상 저와 연관된 무책임한 정치공방과 정쟁의 늪에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오전 출마선언 취소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 PK(부산·경남)은 물론 전체 지방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김 의원 대체재를 찾기 위해 지역 연고 현역 의원과 전 예비후보들에게 출마 의사를 타진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고위 전략회의를 열고 김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야의 공방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민주평화당도 김 의원의 출마선언을 계기로 당청에 특검 수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댓글조작 사태가 청와대 코앞까지 이르고 있는 가운데, 불출마 하려야 할 수도 없는 가련한 시간을 보냈을 친문 핵심 김 의원의 결정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투표장은 멀고, 특검 포토라인은 가깝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지방선거 자체를 정쟁으로 만든 김 의원을 통해 유체이탈의 표본을 봤다"며 "김 의원에게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이 있다면 지방선거 출마가 아닌 검찰 출두를 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도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심지어 경남지사 출마에 이용하는 행태를 보여준 것은 평소 김 의원답지 않은 태도다. 의혹에 대한 성실한 해명과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김 의원의 입장과 달리 특검에 부정적이다. 김태년 정책위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안 받는다"며 "우리 입장은 빨리 지방선거 전에 검경 수사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검경은 지난 정권 검경이 아니다. 정권의 말을 전혀 안 듣는다. 특검 보다 세다"며 "특검에 들어가면 진짜 정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된다"고도 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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