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숙 위원장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무슨 책 읽어?'
입력 2018.04.19. 17:59 수정 2018.04.19. 18:07 댓글 0개【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출판·서점계를 위한 행사가 아니에요. 책을 읽는 사람, 독자가 주인공입니다."
'2018 책의 해' 집행위원장인 정은숙(56) 마음산책 대표는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책의 해'가 돌아온 것을 반기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정성을 다해 씨앗을 퍼트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내년에 싹이 트고 후년에는 꽃이 피면 좋겠네요."
지난달 2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책의해조직위원회와 함께 '2018 책의 해'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을 열었다.민관이 공동으로 조직위원회에 참여했다. 도종환(6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윤철호(57)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정 대표는 실무를 총괄하는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정 위원장은 "시인 출신의 도 장관이 평소 책을 가까이 대하는 사람이어서 기대감이 있었다"며 "민관 협동으로 일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책의 생태계가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책의 해' 사업은 각자의 독서 경험을 공유하는 것, 독자와 '함께 읽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강조했다.
"독자 참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책은 여전히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체잖아요. 서로의 독서 욕구를 자극하는 행사가 되길 바랍니다."
표어는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무슨 책 읽어?'다. 젊은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등으로 활용해 확산시킬 수 있도록 했다.
"'독서하면 좋아요' '책을 통해 함께 미래를 엽시다' 등 계몽적인 이야기는 안 하고 싶었다"며 "해시태그를 붙인 것은 소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혼자 책을 읽지 말고, 읽은 책을 알려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독자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당신이 읽은 책의 가치를 공유하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고 사소한 디테일이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분홍·민트 엠블럼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화사한 색을 써도 되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책을 무겁게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 가볍게 띄워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독서 인구 감소로 출판계 침체가 수년 간 지속되고 있다. 그녀 역시 "정부가 25년 전 '책의 해'를 선포했을 때와 현재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출판인으로서 독자들을 점점 발견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2018 책의 해' 사업은 새로운 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종이 책을 혼자서 읽는 것이 예전 개념이라면, 요즘 독자들은 책을 즐기는 매체로 생각합니다. 정보를 얻으면서 창의적으로 재구성하기도 해요. 어떤 의미에서는 책이 완전히 변하게 된 것입니다."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25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SNS가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등장했다. 이 점에 착안해 SNS와 친한 젊은층이 독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나도 북튜버(Book+Youtuber)', SNS 이용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위드북(With Book) 캠페인' 등 책과 SNS를 결합한 행사를 많이 만들었다.
"신나고 참신한 영상이 얼마나 많이 올라올는지 두근거려요. 그것만으로도 모두에게 서프라이즈한 선물이 되고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정 위원장은 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시인으로 전북 전주가 고향이다. "어릴 적에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면서 저를 보호해주는 벽이었어요. 서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했고 더 크게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책이 궁금증을 많이 해결해주고 마음도 달래줬어요."
이화여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1985년 홍성사에 입사, 출판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고려원·삼성출판사를 거쳐 세계사 편집장·열림원 주간을 지냈다. 2000년 마음산책을 설립, 오늘까지 책에 애정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시집 '비밀을 사랑한 이유'(1994) '나만의 것'(1999), 편집자 세계를 담은 '편집자 분투기'(2004) 등을 냈다.
정 대표의 손을 직간접으로 거쳐 간 책 만도 수 천 권에 이른다. 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전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공력이 들어간다. 교정·교열부터 시작해 표현 하나를 두고 몇 날 며칠을 시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출판 편집자로 손꼽히는 그녀는 지극한 정성과 진심을 강조한다. "2000부, 3000부를 찍는다고 해도 산술적인 숫자에 불과합니다. 항상 한 사람을 위한 책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을 향한 애정이 '책의 해' 행사에 그대로 담겼다. "독자들이 어떤 책을 읽고 영상을 올릴지, 어떤 독후감을 올릴지에 대해 기대감이 있습니다. 아직은 미지의 독자인데, 이를 표현하는 순간 아주 특별한 독자가 되는 것이죠."
첫 대국민 행사는 22,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세계 책의 날'(4월23일)을 기념해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책드림', 삶의 도서관 '라이프러리', 책 놀이터 '북 그라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년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이 행사를 생략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그런데 선물은 그대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즐겁게 드리려고요. 책과 관련된 행사들을 다채롭게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6월20~24일, 대한출판문화협회, 코엑스), 대한민국 독서대전(8월31일~9월2일, 문화체육관광부, 김해시), 책의 날(10월11일, 대한출판문화협회), 전국도서관대회(10월24~26일, 한국도서관협회, 정선), 서점의 날(11월11일,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등의 행사가 한 해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올 12월까지 여러 행사가 펼쳐집니다. 단기성 이벤트가 아닌만큼 독자들에게 천천히 스며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책의 해' 행사가 올해로 끝나지 않지 않고 내년에도 계속 됐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들은 책을 발견하고, 출판인들에게는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snow@newsis.com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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