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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 비상]당국은 손 못쓰는데…원화 강세 더 길어지나
입력 2018.04.19. 16:35 댓글 0개【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원화 강세 기조가 올 한 해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큰 가운데 미국의 압박으로 급격한 원화 절상시에도 우리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여력은 마땅치 않아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말 1207.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70.5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올해 연저점은 1050원대까지 낮아졌다. 1050원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환율에 대한 향후 전망은 다양하나 원화 가치를 더 높일 재료들은 여전히 많다. 먼저 약(弱)달러 추세다. 달러화의 향방은 원화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 중 하나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약달러를 선호한다. 약달러가 자국의 교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그간 약달러 고수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왔다.
물론 G2간 무역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키울 수 있다는 점, 미국의 경제 성장세나 정책금리 상승여력이 여타 국가에 비해 뚜렷하게 나타나는 점 등은 약달러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요인이 추세적인 움직임을 반전시킬 지는 미지수다. 무역분쟁의 경우 전면적인 '무역전쟁'까지 확산되지는 않으리란 게 대체의 시각인 데다 미국의 재정·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도 약달러 전망에 힘을 보탠다.
급속도로 가까워진 남북관계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도 원화 절상 요인이다. 이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5월 말엔 북·미 정상이 만난다. 현재 언급되는 종전 협정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온다면 원화 강세 압력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원화 절상이 급격히 이뤄지더라도 우리 외환당국이 대응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내역의 공개를 두고 우리 외환당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가 발표한 4월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명목 GDP 대비 0.6%로 기준치와는 차이를 보였음에도 불구, 미 재무부는 계속해서 우리 외환당국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으로 날아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 등과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주기와 방법을 두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최근 미국의 환율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양자 합의가 어떻게 결론나든 우리 당국의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건 필연적일거란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환율 평가 절하 게임(the currency devaluation game)을 하고 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하는 등 주요국에 환율과 관련한 압박의 강도를 더 높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의 진전 등에 따라선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가운데 원화 절상압력이 강해도 외환당국이 과거처럼 충분히 흡수를 못하게 된다면 절상폭이 더 커지게 될 수 있다"고 했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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