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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마시는 재미"…수제맥주가 대세

입력 2018.04.19. 14:32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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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소비자들이 다양한 수입맥주를 접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골라 마시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수제맥주'로 불리는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도 주목받고 있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2012년 약 7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매년 100%씩 성장하면서 지난해에는 약 200억원대로 커졌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400억원대, 10년 후인 2027년에는 2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크래프트 맥주는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의해 만들어진 맥주를 일컫는다. 한국어로 순화해 '수제맥주'로 불리고 있다. 기존 대량생산 맥주들에 비해 양조량이 적어 양조사의 기호나 취향을 반영하기 쉽고 양조지의 지리적 특성 등을 반영한 이색적인 맥주 양조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그동안 선택의 기회가 적었던 국내 맥주시장에 크래프트 맥주가 맛과 향에 따라 골라 마시는 분위기를 만들어준 셈이다.

국내에서도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크래프트 카테고리가 국내에 자리잡기 전 국내 크래프트 맥주 붐을 이끌었던 브랜드로는 1세대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Goose Island)'가 있다.

미국 시카고를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로 가볍고 깔끔한 맛의 라거부터 과일과 홉의 향긋한 풍미가 있는 에일까지 다양한 맥주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국내시장에 진출해 서울 강남 역삼동에 2층 규모의 크래프트 펍 겸 레스토랑인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을 열고 맥주와 음식의 궁합을 따지는 '맥주 푸드페어링'을 국내에 소개한 바 있다.

맥주를 배럴에 넣어 숙성시키는 방법으로 업계 최초로 시도한 '배럴 에이징(Barrel Aging)'도 특징이다. 구스아일랜드의 '빈티지 에일(Vintage Ale)' 라인은 와인을 숙성시킨 오크통에 맥주를 넣어 발효한 '와인 배럴 에이징' 기법의 맥주다.

구스아일랜드의 시그니처 맥주로 알려진 '버번 카운티 브랜드 스타우트(Bourbon County Brand Stout)'도 한 번 사용된 버번 배럴을 활용해 맥주를 숙성시키는 '버번 배럴 에이징'으로 만들어졌으며 매년 특정 기간 한정 판매된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사들도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국내 1호 수제맥주 제조기업인 세븐브로이는 대형마트 홈플러스와 손잡고 '지역 맥주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2016년 '강서맥주'를 시작으로 '달서맥주', '전라맥주', 최근에는 '서초맥주'까지 지역 이름에서 제품명을 차용하고 각 지역의 특징을 제품 라벨 디자인에 적용했다.

강서맥주는 강서의 랜드마크인 김포공항 관제탑을, 달서맥주는 대구의 소풍장소인 이월드(옛 우방랜드)에 노을이 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제품명으로 사용한 특정 지역의 매출이 타 지역의 매출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져 이른바 '이름값'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제주맥주는 실제로 제주도에 양조장을 설립하고 지난 8월 제주 물과 제주 감귤 껍질을 사용해 은은한 감귤향을 특징으로 내세운 '제주 위트 에일'을 출시했다. 제주도 향토 음식인 흑돼지구이, 고등어회 등과 잘 어울린다는 설명과 함께 판매처도 제주도 내 대형 마트, 편의점, 식당 등으로 제한해 제주도를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 잡았다.

'더부스 브루잉'은 밴드 장기하와얼굴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맥주인 'ㅋIPA'를 출시한 바 있다. 'ㅋIPA'는 열대과일의 향이 진한 세션 IPA맥주로 장기하와얼굴들 4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뮤지션이 양조과정에 직접 참여한 제품이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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