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급증하는 차용 사기 이렇게 대처하자

입력 2018.04.17. 18:02 수정 2018.04.17. 18:13 댓글 0개
류노엘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 맥)
류노엘 변호사 (법무 법인 맥)

A는 연락이 좀 뜸했던 친구 B로부터 “어머니가 편찮은데 수술비가 모자라서 돈을 빌려주면 금방 갚겠다”는 부탁을 받고 급하게 돈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B의 어머니는 건강했고 B는 자신의 채무변제 및 유흥비로 쓰기 위해 A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었다.

또한 A는 사회에서 만난 지인 C의 “조경에 필요한 나무 구입비를 빌려주면 공사완료 후 대금을 받아 차용금을 변제 하겠다”는 말을 듣고 돈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C는 애초부터 실제 공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돈을 빌려 갚지 않고 차일피일 돈 갚는 날을 미루고 있어 A는 벙어리 냉가슴이다. B나 C가 연락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A는 어떻게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채무자가 지급기일이 지나도 계속 돈을 변제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는 경우 구제 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액이 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비용에 미치지 않는 경우 본인 스스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혼자 소송을 진행하기는 절차가 까다로워 쉽지 않다. 또한 재판기일에 맞춰 꼬박꼬박 출석하기도 번거로워 소송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어렵게 판결을 받아냈다 해도 곧바로 돈이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채무자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을 하는 문제도 일반인이 처리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경우 채권자는 돈을 빌린 채무자를 수사기관에 사기죄로 고소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할 수도 있다. 차용사기죄가 성립될 경우는 채무자가 회생·파산을 신청하더라도 받아낼 수 있고, 소송 도중에 합의금으로 돈을 받을 수도 있으며, 법원의 배상명령을 통해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돈을 받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단순히 채무자가 돈을 빌려놓고 돈을 갚지 않는 다는 이유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 다는 것은 알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

차용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위의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채무자가 실제 사용할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렸다는 사실(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경우) 또는 차용당시 채무자에게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돈을 빌려줄 때 차용증 또는 각서를 받고 빌려주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차용당시 문자메시지, 메신저로 어떤 이유에서 돈을 빌리는지 등을 물어본 다음 이를 잘 저장해 놓아야 한다. 돈을 지급할 때도 계좌이체로 송금해 주어야 나중에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업자금, 투자금 등의 목적으로 돈을 빌려줄 때는 피고인 및 회사의 재력, 신용상태 등을 확인해 변제지체 또는 변제 불능에 대한 위험이 예상된다면 빌려 주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다.

반대로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도 범죄 행위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차용행위가 범죄행위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유흥을 위해 빌린 돈이라도 빌리는 목적을 사실대로 이야기 하고 빌려야 한다. 또한 지급 기일이 지나 원금을 갚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자라도 꾸준히 갚아 나가야 한다. 갚고 있다가 갚지 못할 사정이 생겼을 때는 갚지 못할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예상치 못하게 사업에 실패하는 등의 이유로 돈을 갚지 못한다는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차용 당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인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기죄가 성립돼 평생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2년 사기범죄 피해 추정 사례는 33만8519건에서 2014년 34만7781건, 2016년 51만5256건으로 껑충 뛰었다. 2016년 기준 사기 피해 추정 총액만 2조3804억여원에 달한다. 사기 피해자가 뜯긴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비율도 2014년 91.44%, 2016년 83.34%로 피해를 볼 경우 거의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세계일보 ‘사기에 멍드는 한국’ 2018. 4. 8.).

수치에서 보듯 그야 말로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이라 할 만 하다. 법조인의 한사람으로서 사기 피해가 날로 늘고 있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이런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애초에 돈거래를 할 때 먼저 피해를 생각해야 한다. 가능한 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한 후에 빌려주는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빌려줄 상황이라도 빌려줄 당시의 상황을 잘 구성하고, 증거를 수집해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 하는 길이라는 것 잊지 말았으면 한다. / 변호사 유노엘 (법무 법인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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