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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기생들 활동상 담은 '군산 해어화 100년' 출간

입력 2018.04.17. 16:15 수정 2018.04.17. 16:22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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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일제강점기 전북 군산에 존재했던 권번(券番)과 기생(妓生)들의 다양한 활동을 오롯이 담아낸 '군산 해어화 100년(300쪽, 편찬자 조종안)이 출간돼 화제다.

해어화(解語花)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란 뜻으로 기생에게 붙여진 애칭이다.

책에 등장하는 기생이 100명에 이르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군산 외곽인 대야에 명월관이 존재했던 이유와 옛날 기생들과 요즘 연예인들 수입 비교도 흥미를 돋운다.

기생들의 주요 활동은 극장, 공회당 등에서 열리는 각종 음악회와 연주회 가극대회, 적성야학교 돕기 행사, 신파극 공연, 재만 피란동포 및 국내 수재민 구호 성금, 사회 저명인사 부의금 등이 주를 이룬다.

또한, 단연회(斷煙會)를 조직하고, 토산품 애용을 위한 거리시위에 앞장서 참여하면서 주권 행사도 활발히 펼쳤다.

저자 조종안은 "일제강점기 군산에는 세개의 권번(군산권번, 보성권번, 소화권번)과 두개 기생조합(한호예기조합, 군창예기조합)이 존재했고 소화권번 돌비석이 묻힌 장소와 산수정(명산동) 유곽 창기들이 동국사를 순례지로 여긴 이유, 그리고 '권번 부채춤' 본고장이 군산이란 것도 알아냈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당시 기생들은 명성황후 시해사건(1895년), 을사늑약(1905년), 한일 강제합병(1910년) 등 조국이 망해가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역사의 산증인들이었다"면서 "망국의 설움을 직접 경험한 기생들은 일제의 회유와 협박, 촘촘한 감시망 속에서도 선진 문화를 가장 먼저 체화하면서 전통 예술을 계승 발전시킨 장본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 조종안 씨는 인터넷 언론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k99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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